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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 문학평론가
일에는 적기가 있다. 적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문제는 인간의 심리 중에 욕심이라는 악마가 도사리고 있어 그 악마 때문에 적기를 놓치는 일이 있다. 많은 재물을 가져본 자, 권력을 잡아본 자가 더 많은 재물, 더 높은 권력에 욕심을 갖는다. 욕심에 현혹되는 정도가 인생을 바꾼다.

중요한 것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주의할 것은 불운이 행운처럼 화려하게 변장하고 찾아온다는 점이다.

몇 해 전 있었던 안타까운 일이다. 대통령이 한 여인의 국정농단으로 국민의 여론이 극도로 악화, 일부 정치권과 다수의 국민이 시한을 정해 하야할 것을 권했다. 그 권유에 대해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 극렬히 반대, 결국 탄핵돼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났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 한 대통령은 장기집권을 획책, 부정선거를 하다 대통령직에서 쫓겨났고, 미국으로 망명·사망해 국내로 돌아왔다. 다른 대통령은 장기집권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는 등 그 일로 인해 불행한 일을 당했다. 또 다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는 과정이 잘못돼 임기를 마친 후 교도소에 감금됐다. 최근에는 장관 취임을 놓고 논란이 일었을때 결백을 주장하다 물러날 때를 놓쳐, 가족 모두가 범법혐의를 받은 경우가 있다.

이들 모두 욕심이라는 악마 때문에 물러설 때를 깨우치지 못한 우매한 행위로 불행해졌다. 적기를 놓치거나 기회가 아닌 때를 기회로 잘못 알고 실기를 한, 현자 아닌 어리석은 사람들이었다. 현자는 물러서야 할 때 욕심 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고 미련없이 물러선다. 대통령을 하고도 물러설 때를 놓쳐 불행하게 된 그들은 모두 현자가 되지 못해서 불행을 초래했다. 현자는 물러날 때를 안다. 물러날 때를 모르는 우매한 자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한정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