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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혜란 /연합뉴스=에이스팩토리 제공

시청률 20%를 넘기며 '대박'을 낸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은 각각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이혼전문 변호사 홍자영은 특유의 걸크러시로 큰 사랑을 받았다.

홍자영 역으로 팬이 급증한 염혜란은 26일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극이 끝났다는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며 "이번주에 스페셜 방송이 나간다고 하는데 그걸 보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셜 방송에 관해선 "메이킹도 나가고, 그전에 방송 분량으로 인해 미처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도 같이 나간다"고 예고했다.

염혜란은 1999년 극단 연우무대에 입단한 뒤 2003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스크린에도 진출했다.

계속해서 연기 내공을 키운 그는 2016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 출연해, 당시 나문희와 모녀지간 연기를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이후에도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브', '라이프', '무법 변호사' 등 굵직한 여러 작품을 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배우 오정세와 매력 철철 넘치는 부부 연기를 펼쳐 극의 감칠맛을 살렸다. 카리스마를 갖춘 당당한 여성이면서 조곤조곤 뛰어난 언변을 통해 상대방을 기세로 누르는 홍자영은 여성 팬들에게 대리만족도 안겼다.

염혜란은 "막판으로 갈수록 둘의 애정전선이 계속해서 전개되다보니깐 스스로도 보면서 행복했다"며 "중간에 '이혼'이란 변수가 있었지만, 결말이 좋아서 행복했다"고 했다. 그는 "'동백꽃 필 무렵'에서 호흡을 많이 맞춘 오정세 배우에게 고맙다"며 "평소에도 재밌는 동갑 친구라 편하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염혜란은 극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애드리브를 자주 선보였는데, 정작 자신은 "대본이 디테일해서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군더더기를 붙이는 게 미안하고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애드립이 허용된다는 장면에서만 했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염혜란은 이 드라마에서 명대사도 많이 만들었다. 마지막회에서 오정세를 상대로 한 "행간이 없다"라는 대사는 대사 중 '행간'이란 단어가 일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자리잡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명장면을 뽑아달라는 질문에는 "규태를 구하기 위해 선보인 '드리프트' 기술을 선보인 장면"이라고 답했다. "저도 그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대본을 받았을 때 너무 통쾌했다. 대본을 보면서 내내 '나도 이런 여성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염혜란은 '반전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실제로는 운전이 미숙하다고 밝힌 그는 "홍자영의 캐릭터를 무너트리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 연기를 선보인 그는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를 묻자 "안 해본 거는 다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답했다.

"아직 다양한 캐릭터가 남아있잖아요. 좋은 작품이면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어요. 이전에는 로맨스극이나 멋있는 여성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이를 충족했네요."

염혜란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며 "항상 연말이면 쓸쓸하면서 춥다고 느꼈다. 그런데 올해는 크게 받은 사랑 덕분에 조금 덜 쓸쓸할 것 같다"고 인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