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확보 국가 차원 정책 필요
하네다 키워 경쟁서 밀린 日처럼
지방으로 분산시 경쟁국만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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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신설하는 4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동북아시아 허브공항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노선을 늘려 '연결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공항시설 등 인프라를 적기에 확충하고,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성장의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동남권 관문공항, 경기 남부 신공항 건립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각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새 공항을 건립해야 항공 여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지방 도시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얘기는 다르다.

인천공항이 전 세계 주요 공항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 새로운 공항이 건립되면 '국제선 분산' 등으로 인해 인천공항의 허브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의 국제선이 지방공항으로 분산될 경우, 중국 다싱공항 등 경쟁 공항이 '혜택'을 볼 가능성도 있다. 여객들은 노선이 많고 환승이 편리한 공항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새 공항 건립보다는 인천공항과 지방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망을 확충하는 게 더욱 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일본이 국제선 공항이었던 나리타공항 대신 하네다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폈으면서도 정작 하네다가 허브화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 그 예다.

일본은 자국 여행객들의 인천공항 이용이 증가하자, 확장성이 좋은 하네다공항을 아시아 허브공항으로 육성한다는 정책을 폈다.

하지만 하네다공항은 허브공항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국제선 공항인 나리타공항도 허브 역할이 축소되면서 일본은 아시아 허브공항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나리타공항의 국제여객은 3천529만명으로 인천공항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쳤으며, 하네다공항 국제여객 수는 1천813만명에 그쳤다.

고려대 이철웅 교수는 "공항 경쟁은 국내적인 부분보다는 세계적인 경쟁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 국가 경쟁력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공항을 거듭해 확장하고 있고, 일본은 내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허브공항 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동북아시아 허브공항 경쟁은 점차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