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이어 인천 발병률 '8위'
적극적 항암치료 생존 기간 늘어
축구팬 "쾌유 기원" 잇단 목소리
유감독 "병마극복 성원보답할것"
유상철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FC 감독이 췌장암 투병 사실을 알리면서 췌장암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췌장암 치료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완치에 대한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최근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를 보면 췌장암은 국내 10대 암 가운데 9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췌장암 발생자 수는 매년 늘고 있는데, 2006년 3천790여명에서 2011년 5천160여명, 2016년 6천650여명 수준으로 10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60·70대 이상 고령층에 비해 30대 이하에서의 발생확률은 매우 낮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인천지역의 경우 2016년 기준 위암, 갑상선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에 이어 8번째로 발병률이 높았다. → 표 참조
췌장암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질병으로 꼽힌다. 지속적인 복통과 황달, 갑작스러운 당뇨와 체중감소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유상철 감독의 경우 황달 증세로 처음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적 요인에 의한 발병률은 10% 정도에 달하는데, 의료계에선 친족 가운데 50세 이전에 췌장암을 앓았거나 직계 가족 가운데 췌장암 환자가 둘 이상이 있다면 췌장암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치료는 질환 부위를 잘라내는 '근치적 절제술'이 일반적으로 쓰인다.
일정한 주기로 항암제를 투여하거나 방사선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다행히 췌장암 5년 생존율은 개선되고 있다.
1996년~2000년 7.6% 수준에서 2011년~2015년 10.7%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따져보면 11.4%로 수치가 더욱 좋아진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10대 암 가운데 5년 생존율은 가장 낮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도 적극적인 항암 치료로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고, 독성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제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연석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 4기 상태라고 하더라도 통계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며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고 했다.
유 감독의 쾌유를 바라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FC 팬 최모(39)씨는 "오뚝이처럼 살아남아 K1리그에 생존하고 있는 인천FC처럼 유상철 감독도 건강을 회복해 끝까지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했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 24일 홈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기사 등을 혼자 볼 땐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뭉클해지더라"면서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건 지금처럼 운동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서 있는 모습을 보이는 거로 생각한다.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려면 건강해야 하니까, 잘 이겨내서 다시 운동장에 서게끔 약속드리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