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우 의왕소방서장
이경우 의왕소방서장
출근길 신호대기 하는 차 안에서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가로수를 바라보니 언제 이렇게 가을이 성큼 다가왔나 싶다가도, 이번 겨울은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민다.

정부 수립 이후 72회째를 맞이한 '불조심 강조의 달'은 월동 준비와 함께 급증하는 난방기구 사용으로 빈번한 주택 화재 예방을 위해 제정됐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소방의 가장 중요한 시책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다른 누구의 건물이 아닌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화재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과거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불조심'을 외치고 깡통을 흔들던 때와 달리 오늘날 소방은 다양한 방법으로 '도민과 함께 공유·소통하는 화재예방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나 공동주택 등 직접 찾아가는 소방안전교육으로 연령별, 유형별 위급 상황 시 대처 능력을 함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화재 없는 안전마을을 지정하고 화재취약계층에 주택용 소방시설(단독경보형 감지기, 소화기)도 배부한다.

소방차로 전통시장과 주요 도로를 순회하며 불법 주·정차 방지와 길 터주기 운동을 전개하며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화재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마트나 지하철에 붙은 각종 불조심 포스터와 도로 전광판의 표어까지 무릎을 치게 만드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홍보한다.

각종 공모전과 모바일을 통한 불조심과 관련된 많은 이벤트를 진행하며 모두가 공감하는 방법으로 '불조심 강조의 달'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자성어 중 '추상지계(秋霜之戒)'라는 말이 있다. 가을의 서리는 추운 겨울이 올 징조이므로 경계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난히 추울 것이라 전망하는 이번 겨울 작은 관심을 통해 더 따뜻한 계절을 맞이했으면 한다.

/이경우 의왕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