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은 1938년 브리코가 최초
개봉 영화 '더 컨덕터' 실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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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첫 여성 지휘자는 1860년대 오스트리아 빈에서 '루트비히 모렐리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의 마리 구르너였다.

구르너의 지휘자 임명은 당시 요제프 슈트라우스가 '여성 해방 폴카'를 작곡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영국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메리 웜은 1887년 베를린 필하모닉을 직접 고용해 서곡을 연주했다. 그 뒤로 극소수의 재능 있는 여성 지휘자들이 베를린 필하모닉의 포디엄(지휘대)에 섰다.

1930년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지휘를 전공한 첫 미국인(네덜란드계)이었던 안토니아 브리코는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코스로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했다.

브리코는 1938년 뉴욕 필하모닉을 지휘하며 이 오케스트라를 이끈 역사상 첫 여성 지휘자로도 기록됐다.

이달 중순 개봉한 영화 '더 컨덕터'는 브리코의 음악 인생을 다룬 영화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보스턴 심포니도 1938년 여성에게 지휘대를 개방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만 하더라도 대다수의 여성 지휘자들은 여성 단원으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오케스트라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통념 때문이었다.

'뉴욕 타임스'의 유명 음악평론가 헤럴드 숀버그는 저서 '위대한 지휘자들'(1967년)에서 "여성 지휘자가 무대에 서면 언제 업비트(지휘봉을 위로 올리는 동작으로 음악의 개시를 의미)가 시작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속치마가 보이기 시작하는 게 바로 그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같으면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온 여성계가 들고 일어나고도 남았을 표현이다.

그렇다면 오케스트라가 처음으로 여성 단원을 받아들인 것은 언제일까. 1913년 영국 퀸즈 홀 오케스트라가 효시이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1930년), 보스턴 심포니(1941년), 뉴욕 필하모닉(1966년)이 차례로 여성 단원을 받아들였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1983년 첫 여성 단원을 발탁했으며, 빈 필하모닉은 1997년 여성 단체와 오스트리아 의회의 압력으로 여성 단원(하피스트)을 받아들였다.

빈 필하모닉은 2005년 11월 12일 빈 무지크페라인잘에서의 연주회를 호주 출신의 여성 지휘자 사이먼 영에게 맡기며 금녀(禁女)의 장벽을 허물었다.

최근 들어 오케스트라에 여성 단원이 크게 늘면서 여성 지휘자들의 등장도 잦아지고 있다. 이제 오케스트라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통념은 깨졌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