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폐지 등 학종 투명화도
수행평가 강화 도내 정책 충돌
"수능 중요해져 사교육 부추겨"
인천, 수시입학 축소영향 적을듯
교육부가 대입 정시확대를 현실화하면서 '일제식 지필 평가' 비율을 낮추고 성장중심평가를 지향하는 경기도 혁신교육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 경기도교육청이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지필평가를 축소하고 수행평가를 확대하기로 했지만 정부가 정시확대로 방향을 틀면서 일부 혁신학교에선 다시 지필평가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서울 16개 대학의 수능위주전형 선발 비율을 2023년까지 40%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그래프 참조

또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모든 비교과활동과 자기소개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도내 혁신학교들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도교육청 정책과도 맞지 않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교내 자율동아리 및 탐구활동이 활발한 혁신교육의 방향과는 배치되는데다, 혁신학교 대부분이 지필평가 비율을 낮추면서 수행평가 비율을 높이고 있어서다.
혁신학교 수행평가 비율은 평균 30~40%에 달하는데, 일부 혁신학교는 50% 이상 상향시키고 지필평가도 한학기에 1번만 보고 있다.
더구나 도교육청이 올해 각급 학교에 '성장중심평가'로 전환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는데, 수행평가 확대를 통한 지필평가 횟수를 축소하고, 중학교 2학년 1학기 교과목별 지필평가를 1회 이내로 실시하라고 권장했다.
지난해 기준 도내 중학교(2학년)의 53%가 국·영·수 등 주요과목에 지필평가를 학기당 1회만 실시하고, 수행평가 반영비율 40% 이상인 학교도 85%에 다다르고 있어 지침이 내려진 올해는 이 같은 경향이 더욱 짙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용인의 한 혁신고 교사는 "결국 학부모, 학생들은 문제풀이, 선행학습을 원할 것이고 활동 중심의 혁신수업은 축소될 것"이라며 "정시 비중을 높이면 부모와 아이들은 정시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된다. 사교육도 그 환상을 부추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기실천교육교사모임 신동하 연구실장도 "현 정부가 교육을 정략적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초·중학교에 연쇄적으로 사교육 확대와 같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인천의 경우 개편안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논술과 특기자전형 위주로 수시입학 인원을 축소한다는 방침인데, 인천지역 학생 중 서울 주요대학에 논술과 특기자전형으로 진학하는 비율은 10%가 채 안돼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인천시교육청의 분석이다.
/김성호·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