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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전날 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표 작성을 마친 뒤 오답노트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수학 나형이 매우 어렵고, 국어도 난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가형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까다로웠고, 영어는 작년보다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월 14일 치러졌던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를 3일 발표했다. 개인별 성적은 4일 배부된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을 보면 국어영역은 140점,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주로 보는 수학 가형은 134점, 인문사회계열을 희망하는 학생이 주로 치는 수학 나형은 149점이었다.

지난해 치러진 2019학년도 수능의 경우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 수학 가형은 133점, 수학 나형은 139점이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낮아진다.

즉 2020학년도 수능은 전년도보다 국어영역은 쉬웠고, 수학 가형은 조금 어려운 수준이었으며, 수학 나형은 어려웠다는 뜻이다.

특히 수학 나형 표준점수 최고점은 2009학년도 수능(158점) 이후로 치러진 11번의 수능 중 가장 높았다. 

2010∼2019학년도에는 수학 나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130점대 초반∼140점대 중반 수준이었다.

국어영역도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표준점수 최고점을 기록했다.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2009·2011학년도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140점)과 같았다.

영역별 1등급 커트라인(컷)은 국어영역 131점, 수학 가형 128점, 수학 나형 135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어영역 1등급 컷이 132점, 수학 가형이 126점, 수학 나형이 130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국어는 1점 떨어지고 수학은 가형이 2점, 나형이 5점 올랐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 비율의 경우 국어영역은 0.16%로 지난해 수능(0.03%)보다 늘었다.

그러나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자 비율은 2018학년도(0.61%)나 2017학년도(0.23%)보다는 적었다.

수학 가형은 0.58%, 나형은 0.21%로 지난해 수능(가형 0.39%, 나형 0.24%)보다 가형은 늘고 나형은 줄었다.

수학 나형 만점자 비율은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4번째로 낮아, 까다로웠던 난도를 입증했다.

절대평가여서 등급만 나오는 영어영역은 1등급 학생 비율이 7.43%(3만5천796명)였다. 2019학년도 수능(5.30%)보다 소폭 늘어났다.

역시 절대평가인 한국사 영역은 1등급 비율이 20.32%(9만8천490명)였다.

탐구영역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는 경제가 68점으로 가장 높았고 윤리와 사상이 62점으로 가장 낮았다.

과학탐구는 물리Ⅱ(68점)가 가장 높고 물리Ⅰ·화학Ⅰ·생명과학Ⅱ(각 64점)가 가장 낮았다.

올해 수능 만점자는 15명이었다. 재학생이 13명, 졸업생이 2명이었고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이 11명, 과학탐구를 선택한 학생이 4명이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대입의 성패는 국어와 수학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문과생 변별력은 수학에서, 이과생 변별력은 국어에서 크게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학 나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인데 1등급 컷이 135점이어서 1등급 안에서 최대 14점까지 차이가 나고 1·2등급의 점수 차도 크다"면서 "수학을 2등급 맞은 학생은 국어를 아무리 잘 봤어도 수학 점수 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국어 만점자 비율이 여전히 0.16%라서 최상위권 변별력이 국어에 있다"면서 "문·이과 모두 국어와 수학 성적을 확보해야 상위권 대학 진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편 올해 수능 응시자는 48만4천737명이었다. 재학생은 34만7천765명(71.7%), 졸업생은 13만6천972명(28.3%)이었다.

수능 응시자가 50만명 미만으로 줄어든 것은 1994학년도 첫 수능이 시행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작년 불수능 등의 여파로 졸업생이 증가하면서 졸업생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상위권 대학 입시에 졸업생이 미치는 영향이 어느 해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