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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덕 강릉영동대학교 부총장, 전)더불어민주당 정책위부의장
수석대교 신설계획을 두고 1년 가까이 하남시가 조용할 날이 없다. 일반적으로 광역을 연결하는 건설은 단순히 두 도시의 연결이라는 의미를 넘어 교통망의 확장, 경쟁을 촉진하고 사람·경제·문화의 교류를 통해 하나의 광역연합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런데 왜 정부의 수석대교 신설계획(안)은 갈등을 촉발하며 논쟁의 중심에 서있는 것일까.

국토교통부가 원인을 제공했다. 수석대교 신설계획은 2018년 12월 18일 국토교통부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비록 수석대교 신설 건이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에 포함된 부차적인 교통대책이었다고는 하지만 하남시 관계자와는 협의가 있어야 했다. 정부정책의 세심함이 부족했던 부분이다. 이로 인해 갈등의 중심에서 해명하고 수습하고 대책을 고민하는 일은 모두 하남시의 몫이 되어버렸다.

두 번째 수석대교 신설계획은 남양주 왕숙지구 교통대책(안)에만 포함되어 있었다. 세심한 배려, 정부정책의 형평성이 부족했던 부분이다. 교통대책을 놓고 해석해보면 수석대교 신설계획(안)은 남양주 교통편의를 위한 대책일 뿐이다. 하남은 남양주 축제의 들러리가 되고만 것이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소외와 무시, 정책의 부당함을 경험한 시민들의 원성(怨聲)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세 번째 하남의 교통대란, 가까운 미래도 예측하지 못했다. 지금도 하남의 교통량은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이미 선동 IC는 교통대란의 길목이 된 지 오래다. 하남은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 요충지로 인구유입 속도가 매우 빠르다. 2014년 15만, 2019년 27만, 교산신도시가 건설되면 인구 5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왕숙지구, 남양주에서 몰려든 차량들이 선동IC에서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교통지옥이다. 한쪽에는 교통편의를 제공하며, 한쪽을 교통지옥으로 만드는 수석대교를 누가 반겨 맞을 수 있겠는가. 선동IC로 막아보겠다는 행정편의적 결과, 교통대책에 대한 철학 부재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형평성이 결여된 정부정책, 가까운 미래도 담아내지 못한 정부정책, 한쪽을 교통지옥으로 만드는 정부정책을 과연 누가 반겨 맞을 수 있겠는가? 수석대교 신설계획(안)만큼은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시간도 충분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스마트도시 계획·설계시스템' 개발 및 이에 기반한 3기 신도시 건설계획에 따라 최소 2년이 지나야 국토교통부의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이 실행가능하다. 다시 말해 우리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도 수석대교 신설계획 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수정(안)에는 무엇을 담아내야 함께 미래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가장 상징적인 제안부터 해보자. 정부정책은 형평성을 갖춰야 한다. 남양주 시민의 교통편의를 높이고 하남시민의 교통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장소로 수석대교의 위치변경이다. 또한 위치변경 고시와 함께 수석대교 건설과 지하철 9호선 남양주 연장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다리아래 터널이든 다리 위로 통과하든 수석대교 건설과 9호선 남양주 연장을 함께 추진해 9호선 확장에 따른 지자체의 재정부담 해소, 도시 간 연계 강화, 교통량 분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미래비전이 담겨있어야 미래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두 번째 국토교통부는 '수석대교 신설계획 위치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서 제안한 지하철 9호선 남양주 연장 병행추진 계획과 함께 하남시의 요구를 대폭 수렴한 수석대교 인근 교통기반시설 확충계획을 담아내야 한다. 정책의 형평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당사자인 하남시의 의견이 중요하다. 그래야 함께 미래의 혜택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GTX-D노선의 조기 확정과 노선연장 계획을 담아내야 한다. 이번 왕숙지구 교통대책[안]에는 '지구 내 GTX-B노선 역사 신설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하남은 지난 10월 31일 광역교통기본구상 '광역교통 2030' 발표에 따라 GTX-D노선에 포함될 예정이다. 때문에 D노선의 조기 확정과 더 나아가 하남의 D노선을 남양주 왕숙지구의 B노선과 연결하고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확장과 하나의 광역연합체로 성장하는 또 다른 미래비전을 담아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하남은 GTX-A·B·C·D 모든 노선과 연결되고 수도권 주요 거점을 30분대로 연결하는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중심, 성장의 거점에 설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관철할 수 있을까. 시민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과 행정이 힘을 모아도 마찬가지다. 시민과 행정, 정치가 지혜와 힘을 모아 하나의 대안으로 관철해내야 한다. 시간은 모두에게 충분하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수석대교 신설계획(안)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고, 인구 50만 시대 하남의 미래를 내다보고 설계하자. 하남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함께 미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안과 설득논리를 개발하고 관철하자. 시민과 행정 그리고 정치의 단단한 협치로 우리의 하남을 이제 명실상부한 광역거점도시, 미래성장의 중심도시로 이끌어나가자.

/강병덕 강릉영동대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