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부두서 하역 중인 화물바지선 규원3호
3일 오후 인천 백령도 용기포신항에 정박한 화물 바지선 규원3호가 화물을 하역하고 있다. 이 화물 바지선 탓에 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는 2시간 넘게 입항하지 못하고 인근 해상에 떠 있다. 해당 바지선은 종합건축서비스회사인 포스코에이앤씨가 백령도에 건설할 예정인 공공주택의 자재 등을 하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자 제공

백령도 용기포신항 화물하역작업
밤 운행통제로 인천 회항도 못해
승객 308명 선상에서 '발동동'


인천 백령도로 가는 여객선이 부두에 정박한 화물 바지선 때문에 입항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여객선 승객들은 선상에서 2시간여 동안 대기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3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0분께 인천항 연안부두를 출항한 백령도행 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2천71t)는 낮 12시45분께 용기포신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앞서 용기포신항에 접안해 있던 화물바지선 규원3호(3천t급)가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입항하지 못했다.

결국, 여객선은 화물 바지선이 이동한 오후 3시20분이 돼서야 접안할 수 있었다. 선상에 대기한 2시간35분 동안 308명의 승객은 해상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게다가 여객선은 야간 운행 금지로 운항이 통제되면서 인천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해당 화물 바지선은 종합건축서비스회사인 포스코에이앤씨가 백령도에 건설할 예정인 공공주택의 자재 등을 싣고 온 선박으로 조사됐다.

이 바지선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용기포신항 사용 허가를 받았다. 선사측은 이날(3일) 사용 허가 연장신청서를 인천해수청에 제출했지만,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용기포신항에 정박한 셈이다.

백령도 한 주민은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해경 등 관계기관에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본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도서지역의 경우 사후에 사용 허가 신청을 내는 경우가 가끔 있다"면서도 "항만법을 위반한 것은 맞기 때문에 고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