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낳은 최고의 선발 투수로 손꼽히는 류현진과 김광현의 만남이 눈길을 끌었다.
인천의 야구 명문인 동산고 출신이자 올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맹활약한 류현진과 인천 연고 구단인 SK 와이번스의 '에이스'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광현이 나란히 한 무대에 섰다.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최고투수상을 받은 김광현은 "더 잘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년 연속 최고투수상의 영예를 안은 그는 지난 시즌 31경기에 나서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김광현은 계약기간이 남았으나 구단의 배려로 꿈의 무대인 빅리그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구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류현진에 대해 "내 롤모델이다. 형 경기를 보면서 나도 꿈이 생겼다"고 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는 김광현에 대해 "한국 최고의 투수"라며 메이저리그 도전을 응원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새 팀을 찾고 있는 그는 "김광현과 다른 리그에서 뛰고 싶다. 서로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부상을 완벽히 털어내고 올해 화려하게 부활한 두 선수에게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인천 동산고의 에이스이자 4번 타자로 활약했던 류현진은 3학년 때 제6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 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이듬해인 2006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그는 데뷔 첫해 다승, 평균자책, 탈삼진 1위를 차지하며 신인왕과 함께 MVP까지 수상했다.
SK는 그해 류현진이 아닌, 인천의 또 다른 야구 명문인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택했고, 이재원은 현재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SK의 이 같은 선택은 그 이듬해 안산공고를 졸업한 김광현의 영입을 고려한 것이라는 얘기가 지금까지도 야구팬 사이에서 오간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