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보다 낮으면 지혜롭지 못해
귓구멍 아주 작은 사람은
이해심 적어 남의 말 잘 안들어
'소귀에 경 읽기'란 말 유래된 듯

귀는 각종의 소리를 듣는 감각기관으로서 1세부터 15세까지의 운을 주관한다. 또 신장 콩팥과 연결되어 있어, 신장기능이 저하되면 귀의 색상이 메마르고 꺼칠해지며, 청력에도 문제가 생겨 이명(耳鳴)현상이 생겨나기도 한다. 귀를 살필 때에는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비교적 크고 눈썹보다 높이 붙어야 하며, 귓바퀴는 두툼하고 튼실하며 귓불 역시 두툼히 입 부위까지 걸쳐있으면 귀격이라 볼 수 있다. 눈썹이 신하라면 귀는 임금이라 하였으니, 귀는 당연히 눈썹보다 위에 붙어있어야 세상 다스리는 지배자가 되는 것이다. 귀의 빛이 선명하고 맑고 윤택하며 정갈하고 두툼하면 성군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이 된다. 성군도 폭군도 모두가 관상에서 어느 정도는 정해진다고 하니, 나라의 지도자를 뽑을 때는 귀의 형상을 잘 보고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귀의 윤곽이 분명하고 단단하며 높이 솟고 기색이 맑고 선명하면 남의 말을 잘 들어주며, 성정 또한 어진 사람이다. 귀가 뒤로 젖혀져 있거나 귀륜이 칼날처럼 뾰족하고 귓불이 밋밋하며 기색 또한 메마르고 검고 탁하면, 단명하거나 빈곤을 면치 못하고 성격마저 포악하고 간악하여 부모 형제와의 인연도 없고, 주변에 적이 많아 평생 관재와 구설이 끊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소리를 전달받는 통로를 명문(命門)이라 하는데, 명문이 적당히 넓고 깊어야 하는바, 너무 좁고 삐뚤어져 있으면, 옹졸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고집불통으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으니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가차 없이 무시해버리는 성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종합하면, 귓불에 살집이 없고 밋밋하고 기색마저 어두우면, 단명할까 두려우며 이마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부모형제 덕 또한 없으니 평생 곤고하게 살아가게 된다. 귀의 끝이 뾰족한 사람은 지혜롭고 기회포착을 잘하여 임기응변에 강하나 성격이 거칠고 냉정하며, 의심과 경계심이 많은 사람이다. 또한 귓구멍에 난 잔털은 건강과 장수의 표상인데, 환자에게 잔털이 나면 건강이 회복된다는 암시이니 이를 함부로 뽑아서는 안된다. 귀가 아무리 높이 붙어있어도 귓바퀴가 뒤집혀있거나, 귓불도 귓바퀴도 뾰족하고 기색마저 탁하고 어두우면 이는 하늘이 버린 사람이니 운을 논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또한 아무리 귀가 높이 솟고 두툼하며 살집이 붙어있어도, 기색이 어둡고 까칠해지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운이 쇠한다는 암시임을 알아야 한다. 귀가 쫑긋이 서있는 사람은 자주 놀라며 의심을 많이하고, 움직일 때마다 흔들거리는 귀는 평생 의지할 곳 없이 떠돌며 살아가는 고단한 삶의 주인이 된다. 귀가 눈썹보다 낮게 걸려있으면 사람됨이 모자라고 지혜롭지 못하며, 저울추처럼 역삼각형의 모습이면 부모를 잘 만났어도 결국 가업을 지키지 못하고 탕진하게 된다. 귀의 살집이 너무 얇아 혈관이 보이게 되면 하는 일마다 유시무종(有始無終)이니, 부귀를 논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귀가 짝짝이면 조실부모하거나 남의 부모를 섬기게 되며, 낮게 걸린 귀에 뒤집히고 기색마저 탁하면 육친을 해하고 고향을 등지며, 죄를 밥 먹듯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세상사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을 가진 사람인지 아닌지는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나, 귀의 형상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귓구멍이 아주 작은 사람치고 도량이 넓고 이해심이 많으며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지금껏 만나지 못한바, 이런 사람을 일러 소귀에 경 읽기라는 말이 여기에서 유래된 듯 하다. 좋은 말은 좋은 귀에서 나온다는 의미가 새로워지는 시간이다. 잘 생긴 귀가 좋은 입술보다 더 진솔한 사람이라는 뜻이니, 입이 타서 침을 자주 바르고 흙빛으로 물들어가는 대통령의 귀가 위태로운 현실이다.
/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