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음악위주 연주관행 탈피

세계적인 명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지난 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자택에서 심장질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76세.
얀손스는 1996년 오슬로에서 지휘 도중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뒤에도 지휘봉을 놓지 않은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수술 후에도 심장 이상설은 끊이지 않았다.
올해 여름부터 연주 활동을 줄이고 치료에 전념했으며, 지난달 복귀해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BRSO)과 미국 카네기홀 공연을 소화하기도 했다.
얀손스는 1943년 소비에트 연방인 라트비아 리가에서 지휘자 아르비드 얀손스와 유대계 성악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의 수석 지휘자 므라빈스키의 보조 지휘자가 되면서 레닌그라드로 이주한 얀손스는 레닌그라드 음악원 지휘과를 수석 졸업했다.
1971년 카라얀 지휘 콩쿠르에서 입상한 얀손스는 그해 므라빈스키의 조수로 레닌그라드 필과 인연을 맺었다. 1979년 오슬로 필하모닉의 음악 감독으로 부임한 얀손스는 무명 악단을 일약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키웠다.
40세의 얀손스와 오슬로 필이 내놓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전집 음반(샨도스)은 지금까지도 명반으로 칭송받고 있다. 피츠버그 교향악단을 거쳐 2003년 BRSO의 음악감독에 부임한 얀손스는 2004년부터 네덜란드의 명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의 음악감독으로도 2015년까지 재임했다.
RCO와 BRSO는 2008년 영국 음악지 '그라모폰'이 발표한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 1위와 6위를 각각 차지했다.
20세기 중반 소련 지휘계의 양대 산맥은 므라빈스키와 콘드라신이었다. 뒤를 스베틀라노프와 로제스트벤스키가 이었다. 그다음 세대가 얀손스와 게르기예프로 꼽힌다.
소련 음악계에 만연했던 러시아 음악 위주의 연주관행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도 얀손스였다. 특히 라트비아인임을 강조한 얀손스는 비러시아적인 매우 세련된 면모를 선보였다.
얀손스는 러시아 레퍼토리를 비롯해 하이든에서 버르토크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격조 있는 연주를 들려준 위대한 지휘자였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