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여객선 해상대기 반발시위
육지 경찰서로 직접 방문만 '답변'
시민단체 "파출소 접수변경" 호소


인천 섬지역 주민이 집단으로 의견을 표출하기 위한 집회를 갖고자 할 때 육지에 있는 관할 경찰서까지 직접 찾아야 하는 불편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옹진군 백령도에서 발생한 '여객선 해상 대기 사태'(12월 6일자 6면 보도) 관련 주민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시민단체 '백사모'(백령도를 사랑하는 모임)는 경찰에 집회 신고 방법을 문의했다가 당혹스러운 이야기를 들었다.

백령도에 파출소가 있지만, 집회 신고는 옹진군을 담당하는 인천중부경찰서를 직접 방문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옥외집회(시위·행진) 신고는 집회·시위 장소를 관할하는 경찰서 방문 접수가 원칙이다. 신고서 보완, 질서 유지 등 집회 주최 측과 직접 의견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백령도를 비롯한 인천 섬지역 상당수가 해상교통 문제로 '1일 생활권'이 어려운 실정이다.

섬 주민들은 겨울철에는 기상 악화 등으로 여객선 결항도 잦아 집회 신고에만 최소 1박 2일이 걸려 불편이 크다고 한다.

심효신 백사모 회장은 "섬 내 파출소를 두고 집회 신고를 위해 육지에 있는 경찰서까지 나가야 해서 누군가는 생업을 잠시나마 접고 나서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파출소를 통해 집회 신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도서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방식을 바꿔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팩스, 우편, 인터넷 등 다른 방법으로 집회 신고를 받을 때 동일한 장소에 복수 신고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방문 접수만 하고 있다"며 "집회 신고 관련 도서지역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감하는 만큼 추후 법 개정이나 제도 개선 등을 함께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