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곡~산현동 6㎞ '보통천' 주요 생태축
하천에 빽빽하게 나무 심고 꽃길 만들면
문화가 숨쉬는 매력적 공간으로 재탄생
시민 휴식 주는 명품 녹색길로 사랑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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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택 시흥시장
시흥시 장곡동에서 산현동까지 이어지는 약 6㎞ 구간의 '보통천'은 시흥의 다양한 풍경이 담긴 주요 생태 축이다. 우리 시는 보통천 제방 위 농로에 자전거가 달릴 수 있도록 '그린웨이(Greenway)'를 만들었다. 길을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다 보면 갯골생태공원의 거대한 습지와 고고한 연꽃 군락지인 연꽃테마파크, 광활한 호조벌 등의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통' 그 이상의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도시성장의 새로운 동력이자 미래 가치는 하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심을 흐르는 하천을 따라 빽빽하게 나무를 심고 향긋한 꽃길을 만들면 사람이 모이고 문화가 숨 쉬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도시가 하천 주변 공간을 정비하며 이를 도시재생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시흥의 그린웨이 역시 시민에게 휴식을 주고 단절된 녹지를 잇는 명품 녹색길로 사랑받고 있다.

이제 사람과 자전거를 중심으로 한 도로망 구축은 세계적인 추세다. 도시 곳곳을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탐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더욱이 자전거는 시민의 교통 편의성을 높이고 환경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며 관광산업 등을 통해 지역 활성화 촉매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7월 방문한 덴마크 코펜하겐은 잘 닦인 자전거 도로와 곳곳에 구축된 자전거 대여 인프라가 도시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었다. 프랑스 파리 역시 센강 주변 차도를 산책로로 바꾸고 보행자와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전용 도로를 만들어 시민의 자연 향유 기회를 확대했다. 도시재생에 성공한 일본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21 구역은 폐철로를 활용한 보행자 전용도로가 주요 명소를 연결하며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핵심은 연결성 강화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하천과 도로, 자연과 사람을 하나로 잇는 일이 관건이다. 이에 시흥시는 관련 정책을 모으고 통합해 '보행·자전거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하천 정비계획,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 보행 교통 개선 사업 등 개별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를 도모하고 시민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연결성을 만드는 것이다.

일례로 목감지구 목감천과 은계지구 수변공원 등은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보행길과 자전거 도로를 만들기로 했지만, 공사가 개발사업 구역까지만 진행되면서 길이 끊길 상황에 놓였다. 게다가 하천기본계획은 100% 국비 사업으로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 계획이 아예 없다. 보행·자전거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이러한 단위 사업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절된 구간은 연결하고 없는 곳은 새로 만들며 시흥을 사통팔달로 연결할 수 있다.

변화의 출발점은 언제나 시민이다. 시흥시는 시민을 중심으로 한 민·관·학 협의체인 '경관공감단'을 구성해 권역별로 단절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등을 발굴하고 있다. '물왕저수지 둑길 환경 개선 및 산책로 조성사업', '은행천 호조벌 체험산책로' 등이 경관공감단 발굴을 통해 추진될 사업이다. 향후 연계 가능한 사업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한강 연결 자전거 도로망 구축' 등 타 지역과의 연결성도 강화할 예정이다.

보행·자전거 네트워크는 물리적 공간의 연결을 넘어 정책적 연계까지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나로 이어진 길 위로 문화와 관광, 일자리 등 분야별 정책이 풍성하게 펼쳐지면 도시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진다. 무엇보다도 하나로 연결된 시흥의 길은 시민에게 또 다른 삶터가 될 것이다. 자동차 길이 사라지면서 사람과 자연 사이에 길이 놓인다.

개인적으로는 꽃과 나무를 많이 심은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하천길마다 수십 년 된 나무와 꽃들이 계절을 피고 지는 풍경을 상상해보라. 시민에게 여유와 쉼을 선물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

/임병택 시흥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