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실버영상제작단, 서울노인영화제 시장상
박문여고, 미디어·정보리터러시교육 우수상
17일엔 손다혜 강사의 다큐멘터리 작품상
강화도미디어타운 촌장 류미례감독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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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환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올해 상복이 터졌다. 센터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센터를 거점 삼아 활동하고 있는 분들의 수상 소식이 잇따른다. 첫 번째 기쁜 소식은 계절이 가을의 문턱을 막 넘어서려는 무렵 들려왔다. 강화실버영상제작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대룡시장을 아시나요?'가 지난 9월 하순 개최된 2019 서울노인영화제 본선에 진출해 서울시장상을 받았다. 올해로 열두 번째 맞는 이번 서울노인영화제에는 국내경쟁부문 232편, 해외경쟁 부문 15개국 61편의 작품이 각각 접수됐다. 그 만만찮은 경쟁을 뚫고 평균 연령 73.8세의 강화실버영상제작단이 수상의 영예를 누리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인천의 노포(老鋪), 고옥(古屋), 여러 섬의 해양설화 등 인천의 문화유산을 영상으로 기록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시작한 연중기획 '시민영상아카이브, 인천'을 통해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다. 강화도에 거주하면서 센터의 미디어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시청자제작단으로 활동 중인 7명의 어르신들이 스스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 촬영, 편집, 내레이션까지 해냈다. 강화 교동도의 대룡시장을 배경으로 실향민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하면서 그 섬에 얽힌 한국의 근현대사를 담담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커다란 충격을 받고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강화도 주민들, 특히 어르신들께 위로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두 번째 기쁜 소식의 주인공은 인천의 전통명문 박문여고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미디어교육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이 학교가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등 6개 기관이 공동주최한 2019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다. 박문여고는 2018년도 교육부 교과중점학교 중 전국 최초로 언론홍보미디어분야 교과중점학교로 지정됐다. 하지만 척박한 미디어환경에 놓여있는 인천에서 교육이 쉬울 리 없었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다큐멘터리제작반, 홍보영상제작반, 광고반, 방송반 등 4개의 방송동아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경인교육대학교 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와 합심해 '4차 산업혁명시대 미디어 환경'을 주제로 지난 9월부터 이달까지 모두 6회에 걸쳐 미디어리터러시 릴레이 강연을 진행 중이다. 특히 정현선 교수(알고리즘 리터러시), 허경 교수(디지털기술과 컴퓨팅), 심우민 교수(미디어법제와 윤리, 가짜뉴스) 등 경인교대의 쟁쟁한 교수진,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학교미디어교육연구소 '스토리52팀'(미디어산업의 이해, 콘텐츠 제작), 그리고 KBS(방송직업)가 참여하는 강연퍼레이드는 중등학교 미디어교육에선 매우 드문 사례다.

오는 17일엔 또 두 분이 소중한 상을 받는다. 2019 시청자미디어대상 시상식에서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손다혜 강사가 작품상을 받게 된다. 출품 작품 '지워버린 마을, 부평2동 미쓰비시 줄사택' 역시 '시민영상아카이브, 인천'을 통해 제작된 다큐멘터리다. 마침 요즘 한·일 양국 갈등과 일제 강점기 유산 보존 논란으로 미쓰비시 줄사택에 연일 언론의 조명이 집중되는 상황이어서 그 기록의 정신과 영상의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다른 한 분은 지난 4월 이 칼럼을 통해 소개했던 '강화도미디어타운 촌장' 류미례 감독이다. 강화도의 청년, 어르신, 주부, 그리고 발달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생적 미디어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열심히 활동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특별상을 수상케 됐다. 강화실버영상제작단의 전담강사로서 서울노인영화제 수상에도 크게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강화도에서 멀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센터까지 일 년 내내 분주하게 다녔는데 신발 밑창을 몇 개나 갈았는지 한번 물어봐야겠다.

그나저나 센터 회원가족들 상 받게 하는 일에 열중하느라 정작 센터 직원들은 상 받는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직원들 상 받고 못 받고는 수장의 '능력'에 달려있다고들 하던데…. 며칠 전부터 날 쳐다보는 눈매가 날카로워진 건 그런 까닭인가.

/이충환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