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 반입 음폐수 기준치 초과
공사측 제한… 區 배출자제 공문
"사전 예고없이 당일 통보" 당혹
서구 "민간업체로 불편 줄일 것"


인천 서구지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갑작스럽게 멈춰섰다.

서구 음식물 쓰레기 대부분을 처리하는 청라 음식물자원화시설의 쓰레기 반입이 중지된 까닭인데,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조치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1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청라 음식물자원화시설의 음식물 쓰레기 반입이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중지된다.

이 시설은 하루 약 100t가량의 음식물을 처리하는 시설로 서구·계양구·중구·동구 등 4개 구 일부 지역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서구에서 반입되는 폐기물이 전체의 약 70%로 가장 많고, 계양구가 약 20%, 중·동구가 약 10%를 차지한다.

청라 음식물자원화시설의 반입 중지는 수도권매립지에 음폐수를 버리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폐수를 수도권매립지에 버려야 하는데, 음폐수 농도 기준치 초과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로부터 3일간 반입 중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을 버릴 수 없게 되면서 음식물 쓰레기 반입을 중지한 것이다. 문제가 가장 심각한 건 서구 지역이다. 청라 시설에서 처리하는 양이 많은 만큼 그 여파도 클 수밖에 없다.

각 자치단체는 반입 중지 하루 전인 9일에서야 시설 위탁 운영 기관인 인천환경공단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었고, 서구는 이날 오후 청라지역을 제외한 관내 233개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와 동 행정복지센터 등에 쓰레기 배출 자제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계양구와 중구, 동구는 상대적으로 처리량이 많지 않아 민간업체 활용 등으로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서구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쓰레기 배출 중지에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서구 신현동 주민 A(37·여)씨는 "아침에 엘리베이터에 걸린 공문을 보고 나서야 오늘부터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3일간 음식물 쓰레기 처리도 문제지만, 사전에 어떤 얘기도 없이 당일 이렇게 통보하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는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처리량이 많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주민들에게 음식물 쓰레기 배출 최소화를 요청하게 됐다"며 "불가피하게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민간업체 등에 맡겨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인천환경공단 관계자는 "지난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음폐수 반입량 30% 감축 조치에 따라 처리량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음폐수의 농도가 협약 기준을 초과하게 됐다"며 "반입 중지 조치가 풀리면 음폐수 농도를 잘 조절해 이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