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48개 학교 정원 못채워
전국 취업률 57% 불구 25.2% 그쳐
4대 보험 적용해 집계 현실 드러나
양질 일자리 부족… 입학률에 영향
경기도 내 특성화고등학교 중 48개 학교가 2020학년도 전기신입생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2019학년도(올해)에는 추가 모집을 해 최종적으로 57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한 데 비하면 좀 나은 성적이라고 하겠지만, 전체 109개교 중 절반에 가까운 학교가 여전히 외면받은 셈이다.
지난 4월 '위기의 특성화고 실태진단' 기획기사(4월 22일자 1면 보도)에서 특성화고 학생과 졸업생, 교사들의 입을 통해 고발된 특성화고의 실상은 '수치'에서 적나라하게 민낯을 드러낸다.
특성화학교는 일반적으로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직업과정이 있는 종합고 등 3가지로 분류되고, 교육부에선 '직업계고'로 통칭하기도 한다.
2019년 2월 기준 도내 특성화학교 평균 취업률은 25.2%다. 전국 평균이 57%인 것과 비교하면 충격적인 수치다. 국민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된 정규직 일자리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다.
취업률이 각각 94.3%, 87.9%인 마이스터고 수원하이텍고와 평택기계공업고를 제외하면, 전국 평균을 넘는 학교는 2곳 뿐이다. 취업률 50%를 넘긴 학교도 8개교에 불과하다. 여기에 특성화고를 제외한 도내 37개 종합고의 취업률은 28개교가 한자릿수에 머물렀고 이 중 7곳은 0%다.
저조한 취업률은 곧 입학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2019학년도 단위학교별 신입생 모집현황 중 미충원 학생이 100명이 넘는 9개교의 취업률은 평균 23.1%다.
안양의 A 특성화고는 취업률이 22.3%고 신입생은 204명이 미달됐고, 고양의 B 특성화고도 취업률 15%, 신입생은 140명이 부족했다.
또 성남, 시흥, 광명지역 등 5개교는 최종 입학생 수가 모집 정원의 절반 밖에 안됐다. 고등학교에서 전문기술을 습득하고 남보다 먼저 취업에 나서기 위해 특성화 학교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취업률 저조'는 치명적인 결점이다.
특히 올해 취업률 저조 현상은 4대 보험을 적용하는 정규직 일자리 위주로 집계된 결과여서 특성화고 활성화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그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일자리의 질도 따지지 않고 전공과 무관한 취업 일선으로 학생을 내몰았던 관행은 학교현장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특성화고 교육 취지에 걸맞은 '양질의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취업률은 바닥을 친 것이다.
결국 아무리 도교육청이 도내 중학교를 대상으로 인식 개선 및 설명회를 개최해도 입학률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다.
/공지영·이원근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