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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유통사업을 확장하면서 재벌의 면모를 갖춰나갔다. 롯데는 1994년 세븐일레븐을 인수해서 코리아세븐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편의점 사업을 총괄했고, 1998년에는 롯데마트를 설립했다. /롯데그룹 제공

2002년 미도파백화점 인수
한화마트·스토어24개 매입
우리홈쇼핑 지분 53.03%도
2010년초반 유통부문 강화
'세븐일레븐'으로 업계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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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의 다각화는 그간에 벌여 놓은 사업의 외연적 확대였는데 첫째, 유통사업 확장으로써 시작은 2002년 7월에 롯데쇼핑이 경쟁업체인 미도파백화점을 5천420억원에 대농그룹으로부터 인수한 것이다.

 

미도파백화점은 일제 하인 1938년 일본인들이 설립한 정자옥(丁字屋) 명동점으로 출발한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현존하는 국내 최고의 백화점 중 하나다. 

 

1945년 해방 후에는 귀속재산화해서 경영진이 자주 바뀌었다가 1969년 5월에 대농그룹 창업자인 박용학이 무역협회 지분 40%를 2억원에 인수해 상호를 미도파백화점으로 변경했다. 

 

이후 미도파는 신세계, 화신, 신신백화점과 함께 서울 장안의 대표 백화점으로 성장, 재계순위 34위인 대농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 전국 5400개 매장 운영

대농은 지방의 주요 도시에 지점을 확대하는 등 외형적 확장에 주력했으나 그 과정에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1996년 결산에서 2천93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외화내빈의 처지로 전락했다.

신동방그룹이 미도파백화점에 대한 경영권을 노린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면서 미도파의 주가는 1996년 말 1만2천원에서 1997년 3월 초 4만5천원까지 급등했다. 

 

전경련 회장단이 미도파에 대해 광범위한 공동지원을 약속하자 그동안 꾸준히 주식을 매수해 왔던 성원건설이 보유지분을 모두 미도파에 매각하면서 적대적 M&A는 미도파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다가 미도파는 부도가 나서 롯데쇼핑에 넘어가게 된 것이다.

롯데쇼핑은 2003년 11월에 한화그룹 계열의 한화마트와 스토어 24개 점포를 1천700억원에 인수했으며 2006년 8월에는 당시 뜨는 업종인 홈쇼핑에 진출하고자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의 지분 53.03%를 4천667억원에 인수했다.

 

(주)우리홈쇼핑은 2001년 5월 29일 (주)아이즈비전, (주)경방, (주)행남자기 등의 공동출자로 설립됐고 같은 해 9월 인터넷 쇼핑몰 우리닷컴(woori.com)을 오픈했다. 

 

2003년에는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사업을 개시했으며 2005년 1월에는 대만과의 합작법인인 TV홈쇼핑 방송을 개국했다.

롯데쇼핑 유통사업부문인 롯데슈퍼는 2007년 3월 호남지역에서 16개 점포를 운영 중인 빅마트의 점포 14개를 800억원에 인수했다. 

 

빅마트는 2006년에 1천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호남지역의 다크호스였는데 당시 롯데슈퍼는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으로 53개 점포를 운영 중이어서 영호남 지역 공략을 통한 업계 1위인 GS슈퍼마켓(점포수 85곳)을 따라잡은 것이 지상 과제였다. 

 

또한 롯데슈퍼는 롯데그룹 유통부문에서 가장 실적이 저조한 터여서 빅마트 인수가 롯데슈퍼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2001년 4개 점포로 시작한 롯데마트는 2006년까지 매년 적자행진 중이었다. 

 

한편 2007년 10월에는 슈퍼마켓 5개를 운영하고 있는 나이스마트를, 2010년 2월에는 GS리테일로부터 백화점 3곳과 마트 14곳을 각각 인수했다.

>> 프랜차이즈시장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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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에는 롯데면세점이 애경그룹 계열의 AK면세점을 2천800억원에, 같은 해 2월에는 롯데쇼핑이 GS리테일의 백화점·마트 부문을 1조3천억원에 각각 인수해서 기존의 유통부문을 크게 강화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지는 부문은 편의점사업의 급성장이었다.

국내 프랜차이즈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편의점과 제과점, 피자전문점, 치킨점 등이 모두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을 지나면서 기반을 닦았다. 

 

24시간 전천후로 영업하는 편의점의 성장이 특히 괄목했다. 국내에 편의점이 새로 선보인 것은 1980년대 초부터이나 대부분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선진적인 경영기법으로 무장한 새로운 편의점들이 등장했는데 1989년 5월 세븐일레븐 1호점(올림픽선수촌점)을 시작으로 1991년까지 훼미리마트, LG25(현 GS25), 바이더웨이, 미니스톱 등의 브렌드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300여 개의 매장을 전개했다.

편의점은 종래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구멍가게에 레스토랑 및 중소형 매장 등을 겨냥한 판매시점관리(POS, Point of Sales) 네트워크를 설치해 리테일세일 혁명을 초래했다. 

 

유통업계의 선두주자인 롯데는 1994년에 세븐일레븐을 인수해서 코리아세븐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편의점사업을 총괄케 했다. 

 

코리아세븐은 2010년 1월에 업계 4위인 바이더웨이를 2천740억원에 인수해서 전국에 무려 5천400개의 매장을 전개한 결과 연매출액 2조원대의 국내 최대 편의점업체로 성장했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