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 물건 사주자" 불편 아닌 정겨움
성경 속 '선한 사마리아인' 좋은 이웃 비유
조금 더 관심·배려 '먼저 길동무 되어주자'
일주일에 한 번 구입하는 것이 화훼업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러나 사무실을 찾아오는 이들은 한 번씩 꽃을 보게 되고 마음을 조금은 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왜 꽃을 사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고, 꽃이 있으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꽃 소비도 조금은 늘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기대를 해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가치삽시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가치는 value와 '같이(together)', 삽시다는 buy와 '살다(Live)'의 중의적 표현으로 서민경제의 근간인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작지만 가치 있는 제품을 구매하자는 의미다. 사실 같이 살아가기에 우리는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너무 시끄러워도 안되고, 의복도 상황에 맞게 입어야 하는 것도 역시 같은 이유일 것이다. 즉 같이 살고자 하는 마음은 상대방을 배려해서, 다소간의 불편함을 감내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위해 마련한 온누리상품권, 지역화폐, 제로페이도 모두 같이 사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전통시장에서만 사용해야 하나, 왜 소상공인에게만 써야 하나, 왜 신용카드도 있는데 페이 시스템을 써야 하나라고 생각되고 불편하다고 생각되겠지만, 그 값어치, 그 가치는 바로 이웃과 함께 다 잘 살기 위한 방법이기에 사용의 어색함에도 빛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계형 적합업종, 중소기업 적합업종, 대형마트 휴무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대기업제품 사고 싶은데, 왜 못 팔게 하나?", "대형마트 휴무일 때문에 불편해"라고 소비자들은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마음을 이제 우리의 오랜 이웃과 함께 지낼 수 있다. 이왕 물건을 살 거면 아는 사람 물건을 사주자는 마음으로 돌려서 생각하면, 불편함이 아닌 정겨움으로 바뀌지 않을까? 사실 중소기업은 우리 주변에 너무 많은 이웃이다.
우리 속담에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라는 말이 있다. 그냥 들어만 봐도 느낌이 확 오는 그런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좋은 길동무와 함께라면 먼 길도 가깝고, 지루한 길도 재밌고, 힘든 길도 편안할 것이다. 그리고 한 번쯤 그렇게 좋은 길동무가 되어주었던 친구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좋은 길동무란 누구일까? 여기서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성경의 비유를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이 사막에서 강도를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했으나 당시에 천시받던 사마리아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핵심은 조금 다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이야기에 대해서 "내 이웃은 누구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예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이야기 중 누가 당신의 이웃인가를 묻는다. 이에 답변으로 "도움을 준 사마리아 사람"이라고 하자, 예수는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이야기한다. 즉, 누가 이웃인가의 질문에 대해 "누가 이웃인지 찾을 것이 아니라, 직접 이웃이 되어라"는 답을 한 것이다.
우리도 좋은 길동무가 누구인가 찾기 전에 먼저 길동무가 되어주자. 우리는 모두에게 좋은 길동무가 되어줄 수 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참아내고 배려한다면, 우리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 전통시장에 좋은 길동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도 멋지고, 좋은 길동무로서 항상 함께 할 것이다.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