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 예방적 살처분 특단조치
특별재난지역 선포 피해복구 총력
위기에 더강한 강화군민 저력발휘
지역경제살리기 관광마케팅 온힘
역대급 초강력 태풍인 '링링'이 강화를 할퀴고 지나간 뒤 숨돌릴 새도 없이 치명적 바이러스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강화를 또다시 덮친 것이다.
지난 9월 7일 그동안 강화군에서 경험한 적 없던 초강력 태풍 '링링'이 북상했다. 대한민국 역대 5위의 강풍을 몰고 온 '링링'은 애써 키운 농작물, 손수 지은 창고를 속절없이 쓰러트렸다.
특히, 강화군 전 세대의 약 65%가 정전으로 인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강화군 공무원들은 추석 명절에도 휴식 없이 피해복구에 전념하며 일손 부족으로 애태우는 피해농가에 투입되어 민·관·군 협력으로 응급복구를 도왔다.
이후 9월 20일 강화군은 태풍 피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다. 그에 따라 피해복구는 더욱 속도를 냈으며, 주민들에게 여러 혜택을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그나마 내쉬었던 안도의 한숨은 얼마 가지 않아 우려의 탄식으로 바뀌었다. 태풍 피해 복구가 한창이던 9월 24일,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치명적 바이러스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관내 한 양돈농가에서 발병한 것이다.
이에 강화군은 확산 방지를 위해 강화대교와 초지대교 등에 거점소독시설을 마련해 모든 차량에 대해 소독을 실시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지만, 24일 첫 발생을 시작으로 27일까지 관내 5개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되면서 확진농가와 주변 3㎞ 반경 농가에 대해 빠르게 살처분이 진행됐다.
강화군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9월 27일 관내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는 특단의 결정을 내린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 정도가 위중하고, 심각성이 우려됨에 따라 선제적인 특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특단 조치 6일 만인 10월 3일, 관내 모든 39개 양돈농가 4만3천602마리의 예방적 살처분이 모두 마무리됐다. 양돈농가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이 또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장기화될 경우 발생할 행정적, 재정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강화군의 과감한 결정이 실효를 거둔 것이고, 타 지역에서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속전속결의 대처였다 할 수 있다. 강화군의 특단 조치 이후, 정부는 파주와 김포에 대해서도 모든 돼지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결정하기도 했다.
태풍 '링링'에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한 달 동안 역경과 고난을 겪어야 했던 강화군. 두 재난으로 강화군의 대표적 가을축제들이 연이어 취소되면서 주요 관광지의 관광객 수는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경제가 상당히 위축됐다.
하지만 태풍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이후 두 달여가 지난 지금 강화군은 갑작스러운 악재를 겪은 군민의 상처를 보듬는 한편, 침체된 지역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다시금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0월 애(愛) 콘서트'를 시작으로 '소확행', '뮤지컬 갈라쇼' 등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개최하며 주민 및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었고, 프레스 투어 및 팸 투어를 개최하는 등 다방면으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관광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역사적으로 강화군민은 여러 국가적 시련을 겪으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이번에도 위기에 강한 강화군민의 저력이 또 한 번 발휘될 것이다. 강화에 대한 국민들의 더욱 적극적인 관심도 필요하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넘치는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군을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주시길 바란다.
/유천호 강화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