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당시 소년범 '작량감경' 적용
검찰 항소 내년 성인범 재판 예고
1심 집행유예와 달라질 가능성도

검찰이 마약 밀반입 등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홍정욱 전 국회의원 딸인 홍모(18)양의 1심 판결(12월 11일자 8면 보도)에 불복해 항소했다.

홍양이 강력한 환각효과로 사회적 해악이 커 '가'급 마약류로 분류된 LSD를 밀반입하다 적발된 중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며 '봐주기 논란'도 일고 있는 가운데 홍양이 소년범이 아닌 성인으로서 재판을 받게 될 항소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홍양의 1심 판결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홍양 측도 이날 인천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홍양은 올해 9월 미국 하와이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LSD 3조각, 애더럴 3정,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을 밀반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과거 미국에서 수차례 LSD 등을 투약하거나 대마 카트리지를 흡연한 혐의도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나오는 '봐주기 논란'의 핵심은 LSD 밀반입 혐의다. LSD는 마약류관리법상 가장 위험한 '가'급으로 분류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마약류관리법은 가급 향정신성의약품을 밀수입하면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법정형 중에서 판사가 선택해 내릴 수 있는 양형위원회의 '마약범죄 양형기준'을 적용한다면 '가'급 향정신성의약품 밀수입은 최소 징역 4년 이상을 선고해야 하기 때문에 집행유예 선고를 할 수 없다.

하지만 홍양이 기소될 당시는 미성년자인 소년범이기 때문에 성인이 기준인 마약범죄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홍양에게 법률상 선고할 범위를 '징역 5~46년'으로 설정하고, 법관이 재량으로 형을 줄이는 '작량감경'을 적용해 선고 범위를 '징역 2년 6개월~22년 6개월'로 낮췄다.

재판부는 홍양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수입한 마약류가 수사기관에 전량 압수돼 실제 사용되지 않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미성년자로 추후 적절한 교화를 통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선고 범위에서 가장 낮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홍양이 내년 성인범으로 분류돼 항소심을 진행할 경우, 그 결과가 1심과는 달라질 가능성도 나온다.

한 현직 판사는 "범죄를 저지를 당시가 미성년자로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이고, 미국이라는 환경, 교화될 여지가 크다는 점을 재판부가 주요하게 고려했을 것"이라며 "적절한 양형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