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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남 /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마이웨이' 가수 박일남이 57년 가수 인생을 돌아봤다.

18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갈대의 순정'을 부른 가수 박일남이 출연했다.

박일남은 가수가 된 계기에 대해 "유랑극단을 따라다니다가 우연히 레코드 회사 사장을 만나게 돼서 '갈대의 순정'을 녹음했다"고 회상했다.

어릴 적 학업에 큰 뜻이 없었던 박일남은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가수는 천대 받던 직업이다. 히트곡을 내고 나서야 어머니가 인정해주셨다"고 돌아봤다.

박일남은 1963년 '갈대의 순정'으로 데뷔함과 동시에 앨범 30만 장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그의 가수 생활은 의도치 않은 사건 사고들로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내고 있었다. 박일남은 "자식도 있고, 가장으로서 출퇴근도 해야 하지만 외부 생활을 많이 하다 보니 그게 몸에 배었다"며 "가족들도 이해해 준다. 나도 미안한 마음이 항상 있기 때문에 더 잘해 주려고 한다. 저는 나와서 곡 작업하는 친구들하고 같이 있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박일남은 또 "가족들이 속앓이를 많이 했을 것"이라며 "사고도 많이 나고 신문에도 많이 터지고 그러니까 얼마나 속상했겠냐. 가족들에게 누를 많이 끼쳤다"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세환은 박일남을 '무서운 선배'라고 회상했다. 진성은 "박일남이 골목에 뜨면 동네 깡패들도 길을 비켰다. 다가가서 얘기 붙이기 겁도 났다"고 전했다.

박일남 역시 전성기 시절에 대해 "웬만한 사람은 나를 절대 못 이긴다. 태권도도 하고 권투도 해서 나와 1대1로 붙으면 절대 안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일남은 과거 납치될 뻔했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모 재벌 사모님이 생일파티에 오라고 했는데 안 갔다. 그러자 건장한 남자들을 시켜서 나를 차에 태웠다. 차 안에서 다 부수고 내렸는데, 그때 그런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일남은 한 사찰에 600여 명의 가요계 종사들의 위패를 모아두고 매년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공개된 위패에는 가수 김광석, 신해철 등 가요계를 빛냈던 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는 "가요계를 위한 분들을 한자리에 모셔놓고 매년 후배들이 기리는 날"이라 설명했다.

그는 "최희준 선생님과 가까운 시일에 돌아가신 설리와 구하라를 모실 예정이다. 그 분들은 자손이 없지 않냐"고 전했다.

박일남은 과거 사업 부도 후 사기 혐의로 도피생활을 했던 일을 언급했다. 

절친인 문주란은 "(박일남)형님이 그때 수배가 내려졌었다. 도망 다녀서 우리집에 숨겨주기도 하고 그랬다"고 전했다.

박일남은 당시 문주란에 큰 신세를 졌다며 "문주란이 음식을 잘 해서 밥도 맛있게 먹었다. 그게 아련한 추억"이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상은기자 ls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