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교사·실무원 업무 분담
방학땐 모든 역할 나홀로 떠맡아
고된업무로 스트레스·피로 호소
대체인력·전일제 충원 목소리 커
서구의 한 국공립유치원에서 방과후 과정 강사로 근무하고 있는 A(47·여)씨는 코 앞으로 다가온 방학 생각을 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학기 중에는 교육과정 교사, 교육실무원, 방과후 과정 강사들이 하루 일정을 나눠서 아이들의 교육 등을 하지만, 방학이 되면 모든 역할을 방과후 과정 강사들이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근무시간 8시간 내내 아이들에게 시선을 뗄 수 없어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억지로 참는 경우가 일상이다. A씨는 "매년 방학을 앞두고 유치원, 교육청 등에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알아보겠다', '개선하겠다'는 답만 돌아올 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했다.
남동구의 한 국공립유치원에서 방과후 과정 강사로 있는 B(38·여)씨는 방학 한 달 전부터 수업 관련 계획을 세워 놓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가 크다고 했다.
B씨는 "방학 때는 교육과정 교사, 교육실무원들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방과후 강사들은 학기 중보다 2~3배 높아지는 업무 강도를 거의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방과후 과정 강사들은 방학기간에 학기보다 더 높은 업무 강도로 과중한 스트레스·피로도를 느낀다고 입 모아 말한다.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가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인천 국공립유치원 방과후 과정 강사 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6명(95%)이 방학기간 방과후 과정의 업무 강도가 학기보다 높다고 응답했다.
응답 강사 중 77명(96.2%)은 방학기간에 받는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학기보다 높다고 답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교육청은 방학 중 방과후 보조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희망하는 유치원에 방과후 과정 업무를 보조하는 인력을 배정해주는 것인데, 보조인력은 주 15시간 이내로 근무한다.
하지만 보조인력의 근무시간이 하루 평균 2시간 30분 정도로 짧고, 유치원마다 배정되는 인원이 적어 각 방과후 과정 학급에서 돌아가면서 업무를 보조 받는 상황이라는 게 방과후 강사들의 설명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 관계자는 "방학이 되면 방과후 과정 강사들은 근무하는 8시간을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해야 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상황"이라며 "방학기간에 교육과정 교사의 공백을 대체할 인력, 전일제 지원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후 과정 강사들이 방학 중 겪는 어려움은 노조에서 지속해서 이야기한 부분이라 인지하고 있다"며 "방학 중 보조인력 외에도 방과후 강사의 업무 강도를 줄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국공립유치원 방과후강사 '방학 독박보육'에 골병
입력 2019-12-22 20:53
수정 2019-12-2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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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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