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산 명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로 기소된 이명희(70)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 모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이세창)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명희 전 이사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전 이사장 모녀는 1심(6월 14일자 6면 보도)과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해 "대기업 회장의 자녀라는 지위를 이용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를 저버리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밀수품들은 고가의 사치품이라기보다는 생활용품이 대부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명품 의류 등 시가 8천994만원 상당의 물품을 총 205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이사장은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한항공 해외 지사를 통해 도자기 등 시가 3천712만원 상당의 물품을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았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