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8조4천억, 특광역시 3번째
'서-인-부-대' 신조어 무색해져
건설업 둔화 주요인… 0.2% 감소
경제성장률·1인당소득도 뒤처져


인천시가 지역내총생산(GRDP)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부산시를 앞질렀다며 축배를 든지 1년 만에 다시 부산에 '2대 도시' 자리를 내줬다. 건설경기 둔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지역소득 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시의 지역내총생산은 88조4천억원으로 부산시(89조7천억원)에 밀려 8대 특별·광역시 중 3번째에 올랐다.

앞서 2017년 인천시는 지역내총생산이 2003년 조사 이후 최초로 부산시를 앞질러 서울 다음 2위를 차지했다며 '서-인-부-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과거 '서울·부산·대구·인천'의 순서가 '서울·인천·부산·대구'로 바뀌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1년 만에 지역내총생산 순위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면서 이런 구호가 무색해졌다.

지난 1년 동안 인천은 지역내총생산이 0.2% 감소한 반면 부산은 2.2%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지역내총생산이 감소한 곳은 인천과 울산, 경북, 제주뿐이다. 평균 증가율은 3.2%다.

지역내총생산은 인천에 소재한 각 사업장에서 발생한 모든 생산품과 서비스 등의 총합이다. 지역이 얼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한 도시의 경제 규모를 상징한다.

통계청은 인천지역내 총생산 감소의 큰 원인이 건설업 둔화라고 설명했다. 분야별 생산량 증가율을 보면 보건·사회복지업(9.2%)과 운수업(3.8%)이 증가했으나 건설업이 마이너스 성장률(-9.3%)을 보이면서 전체적인 하락을 가져왔다.

통계청 경제통계국 소득통계과 관계자는 "인천이 부산을 추월한 2017년에는 인천공항 2터미널 공사 등 대단위 공공건설사업이 절정에 있었고,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건설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던 때였다"며 "대형 공사 수주가 줄고, 아파트 공급 물량도 줄어든 점이 두 도시의 자리를 다시 바꾼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률도 부산이 인천을 추월했다. 인천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 2.6%, 2017년 4.3%였다가 2018년 0.4%로 주저앉았다. 부산은 내리막이기는 하나 같은 기간 1.7%, 1.6%, 1.5%의 완만한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는 인구의 총소득을 나타내는 '지역 총소득'과 인구수 대로 나눈 1인당 '개인소득'의 경우 부산시가 모두 앞서 있다.

인천의 생산구조 관련 통계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전년도보다 2.0%p 증가한 62.5%를 차지했고, 제조업의 비중은 감소(28.0→27.6%)했다. 특히 소비구조의 경우 정부소비 비중이 16.0%에서 17.3%로 늘어난 반면 건설투자 비중은 17.1%에서 15.9%로 줄었다.

통계청이 이날 낸 2018년 지역소득은 잠정추계 결과로 내년 8월 확정 통계에서 일부 변경될 수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