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면서 지난 25일 얼음이 얼지 않은 인천시 강화군의 한 빙어 낚시터에서 시민들이 좌대에 앉아 빙어낚시를 하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산·신선저수지 2곳에 행사장
'일반 낚시만 가능하다' 안내문
방문객 급감에 주차장도 텅비어
주최측 "최악의 상황올라" 곤혹

최근 상대적으로 온화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인천 강화의 겨울 축제가 차질을 빚고 있다. 얼음이 얼지 않는 까닭인데, 다음 달까지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4일 오후 찾은 강화 인산저수지 송어·빙어축제 현장.

매표소에는 '저수지가 얼지 않아 얼음낚시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저수지를 보니 얼음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언 저수지 위에서 하는 낚시가 아닌, 일반 낚시터처럼 구조물 위에서 하는 낚시만 가능했다.

수원에서 왔다는 김도연(25)씨는 "얼음 위에서 낚시도 하고, 썰매도 타는 모습을 기대하며 행사장을 찾았는데 생각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라며 발길을 돌렸다. 또 다른 축제장인 강화 신선저수지와 유료 빙어 낚시터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저수지 위에서 낚시하려면 얼음이 약 15~20㎝의 두께로 얼어야 한다. 이렇게 얼기 위해선 통상 영하권 날씨가 4일 이상 장기간 지속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온화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저수지가 얼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강화 지역의 기온은 평균 영하 7~10℃의 분포를 보였는데, 올해는 최근 영하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장기간 이어지지 않으면서 얼음이 얼기 어려운 조건이다.

빙어 축제의 주요 행사장인 저수지가 얼지 않으면서 방문객 수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인산저수지와 신선저수지 송어·빙어 축제는 매년 2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강화의 대표 겨울 축제지만, 24일 찾은 인산저수지 행사장 주변 주차장들은 거의 빈 상태였다.

신선저수지 축제를 주최하는 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까지 약 4천500명이 행사를 찾았다면, 올해는 1천500명 정도로 줄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악에는 저수지가 아예 안 얼 수도 있을 것 같다. 날씨 탓이니 어쩔 도리도 없다"고 호소했다.

더 심각한 건 최근 같이 온화한 날씨가 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올겨울은 북쪽의 찬 기단이 강력하게 발달하지 않고 있다"며 "12월 말 한시적으로 기온이 떨어지겠지만, 다음 달 기온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산저수지축제를 주최하는 인산리 어업계 관계자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도 저수지가 얼지 않을 거란 우려도 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내년에는 낚시할 수 있는 구조물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