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위 권고안, 사회문제 논의 부족
'창의융합형'→'미래인재' 교육혁신
기계 대비되는 인간 고유역량 강조
신기술과 노동의 인간화 중심으로
비판적 사고력·소통·협업이 중요


월요논단-이용성1
이용성 한서대 교수(언론학)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키워드이다. 4차 산업혁명은 독일의 기술혁신을 통한 제조업 혁신전략이자 산업혁신전략인 '산업 4.0'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우리는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곤 한다. 이와 달리 독일은 '산업 4.0'에 이어 노동혁신전략인 '노동 4.0' 수립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기술혁신과 인간조직의 관계(노동의 인간화)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기술체계의 관점으로 접근했다.

2019년 11월 대통령 자문위원회인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발표한 '대정부권고안'은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에 의해 과학기술과 산업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일자리와 복지 등 사회적 문제 논의는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이 대중적으로 체감되기 시작했다. 2017년 11월에는 정보통신과학기술부 등 관계부처와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공동으로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에 관련된 논의와 정책 제시는 교육계도 예외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인재상과 핵심역량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인재상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창의융합형 인재였다.

창의융합형 인재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라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역량으로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역량, 심미적 감성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여섯 가지를 제시됐다.

2017년 '미래 인재'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했다. 2017년 2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발간한 한 보고서에는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3대 핵심역량이 제시됐다. 기계와 차별화된 인간 고유의 문제 인식 역량, 인간 고유의 대안 도출 역량, 기계와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이었다. 4차 산업혁명에 즈음해서 기계에 대비되는 인간의 고유한 역량을 강조했다. 인간의 문제 인식 역량과 대안 도출 역량으로 기계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협력적 소통 역량을 통해 기계 성능을 활용하여 전반적인 인간 인지 과정을 강화할 수 있다. 이렇게 미래역량을 통해 복합적인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면서 기계와 공생해 간다는 것이다. 2019년 8월 교육부는 '인구구조변화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대학혁신 지원 방안'에서 대학 혁신 4대 정책 방향 중 첫 번째 방향으로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대정부권고안'은 단순 반복적인 노동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고도의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일자리의 수요는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 변동이 예상된다. 고정된 지식을 축적하고 활용하는 능력보다 정보를 적절히 활용하여 문제를 발견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이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부는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 일자리 감소와 융합기술 중심의 신산업 분야의 일자리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대학의 역할 강화가 요구된다면서 신산업에 대응하는 융합지식과 4C 능력 등을 갖춘 문제 해결형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 교육과정 및 교육 환경 등의 전반적 대학교육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C 능력은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소통능력(Communication), 창의력(Creativity), 협업능력(Collaboration)을 포함한다. 대학에서는 융합교육과정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친화적 융합지식과 창의력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기술혁신과 노동의 연계와 사회문화적 접근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에서도 디지털 정보와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이해력과 사회문화·윤리적 접근을 포함하는 비판적 사고, 그리고 디지털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소통과 협업 능력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이용성 한서대 교수(언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