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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인근 아파트단지 입주 예정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하남 위례지구 상월선원(霜月禪院)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면서 북위례 입주예정자와 (재)대한불교조계종유지재단(이하 조계종)간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지난 3일 '흙수저를 두 번 울리지 말아 주세요 신혼희망타운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에서 청원자는 "흙수저 부부가 월세방에서 갓 태어난 아이와 두 번이나 쫓겨나는 서러움 속에 위례신혼희망타운은 희망이 되었지만, 상월선원의 소음과 주차대란 등을 보면서 아이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다는 꿈이 사라지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신혼희망타운 특성상 전매제한과 5년이라는 의무거주기간이 있어, 이런 괴롭고 유해한 환경에서 아이를 다섯 해 혹은 그 이상을 억지로 자라게 해야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현재 해당 국민청원은 불과 3일 만에 1천명을 넘어섰다.

해당 부지는 종교시설 용지로, 불법 임시건물 형태의 천막사찰을 철거한 뒤 새롭게 건축허가를 받아 순수 포교원(사찰)으로만 신축한다면 전혀 법적인 문제는 없다.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입주 예정자들을 님비(Not In My Back Yard)로 몰고 가는 것은 더더욱 잘못된 시각이다. 조계종 9명의 스님이 결사를 하는 동안 상월선원은 불교의 성지(聖地)로 주목을 받으면서 전국에서 수많은 불교 신도들이 몰려들고 있다.

더구나 상월선원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가 화성 태안3지구 용주사 쪽으로 이전하고, 대신 상월선원 부지에 제2의 봉은사를 표방하는 대형 포교당을 건립할 경우, 상월선원 인근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교통난이 불가피하다. 또 스님과 신도들이 예불 등을 드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는 누군가에겐 심리적 안정을 주는 소리일 수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는 소음이 될 수도 있다.

조계종은 자승 전 총무원장 등 스님들이 결사하는 동안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고 했다. 한 달 뒤면 스님들의 결사도 끝나게 되는 만큼 공존 방안을 찾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