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비글구조네트워크 포천쉼터
7일 포천시 이동면에 위치한 비글구조네트워크 포천쉼터 모습. /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

상근직원 임시숙소 승인 못 받아
市 "민원 법 집행… 어쩔수 없어"

포천시가 그동안 방치해 왔던 옛 애린원(유기견 보호시설)의 개 수천마리를 구조, 임시쉼터로 운영하고 있는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를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유영재 비구협 대표는 "지난해 포천시로부터 산림법 관련 위반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고발당했다"고 밝혔다. 비구협은 '개 지옥'이라 불리던 애린원 철거 후 임시보호소에서 유기견 1천여 마리를 보호 중이다.

비구협 측은 일단 이번 고발조치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비구협은 경기도는 물론 포천시에서조차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번 고발 건까지 더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 대표는 지금까지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고 검찰은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비구협은 월 1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기부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자금부족 등의 문제로 수천만원의 동물병원비 채무까지 떠안고 있다.

이 때문에 5명의 직원들은 최저임금 수준을 급여로 받으며 1천여마리의 사료배급, 배변처리, 행정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또 직원들은 컨테이너를 임시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시에 사용승인을 신청했으나 시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해 직원들은 인근 여관 등 숙박업소에 머물고 있다. 상근 직원은 모두 여성들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비구협 측에 일부 예산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지원 요청이 오면 관계부서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했고, 이에 대한 법 집행을 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기소 여부는 검찰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영재 비구협 대표는 "시에 수차례 알렸지만, 이곳에 장기적으로 머물 생각은 없다"면서 "다른 보호소로 이동하기 전 임시로 1년여만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내용을 모두 알고도 협회를 고발 조치한 시의 생색내기식 지원을 받지 않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포천/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