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AI·로봇 첨단기술 활용
복지·의료·관광·경제등 혁신 가속화
오사카, 외국인 전문인력 문호 확대
인천, 벤처공간 주민 반대로 '답보'
젊은기술자 없는 인천미래 안보여

2020011201000529200026921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경자년 인천의 미래. 박남춘 시장이 새얼아침대화와 인천경영포럼에서 새해 계획을 밝혔다. 인천의 오랜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 박 시장은 난제 해결에 도움을 주었던 분들을 거명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행사 후 티타임에서 몇 분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우연히 해결되는 과제도 있다는 말이 남는다'. 박 시장은 새해 과제 가운데 하나로 폐기물처리장의 문제를 꺼냈다. 그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요코하마와 오사카를 직접 찾아갔었다. 크게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지리적 측면에서 요코하마와 인천은 서울과 도쿄와 같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오사카 역시 교토와 함께 간사이 권역의 핵심도시이다. 인구만을 비교하면 요코하마는 370만여명, 오사카시는 270만여명이다.

그렇다면 요코하마와 오사카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일본이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이 5년 혹은 10년 내에 한국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의 현 단계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준비한다면 일본이 겪는 문제를 우리나라는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까지 지혜로운 대처를 하지 못했다. 사정이야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문제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당면할 저출산 문제와 제조업 위기 그리고 베이비붐 세대(団塊)의 대거 은퇴가 가져올 과제들을 예측했다. 다양한 대책도 준비했다. 그렇다면 그 과제들은 해결되었을까.

요코하마의 시책을 보면 여전히 자신들을 둘러싼 과제들과 전투 중이다. 75세 이상 인구가 60만명이 되면서 정년연장, 의료, 간병 문제를 최대의 과제로 등장시켰다. 새로운 문제도 있다. 2019년 기준 외국인은 1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인이 4만1천156명, 한국인이 1만2천930명, 미국인 2천722명, 북한인이 620명 등이다. 당연히 다문화와 공생 전략이 중요하다. 요코하마는 AI와 로봇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한 복지, 의료, 방재, 관광, 경제 등에 대한 서비스 추구와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대책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600만명이 관람한 도시녹화 '요코하마 페어'가 그것이다. 꽃과 초록을 내세워 도시의 색깔을 바꾸고 있다.

오사카시는 공항과 항만을 통한 집객력 강화, 인구감소·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인재력 강화, 산업과 기술의 강점 극대화, 물류 인프라의 활용, 도시의 재생을 시의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2018년 오사카부와 시를 찾은 외국인은 1천142만명, 총 숙박인원은 3천990만명, 국제선 LCC취항 편수는 주당 536편이다. 2025년에 개최될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다. 입장객수 2천800만여명, 경제파급효과 약 20조원, 건설비 1조2천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이 일본을 찾는 목적을 통한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일본의 음식과 문화, 역사, 자연에 대한 관심을 관광과 연계하고 있다. 오사카를 찾는 여행자들이 전통적인 일본의 풍물과 현지인들의 생활문화 체험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기존의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오사카의 3화 정책도 매우 흥미롭다. 공항과 항만의 허브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로 화물을 모으는 '집화', 공장과 산업단지의 확대를 통해 새로운 화물을 창출하는 '창화', 항만시설의 기능 확대를 통한 경쟁력의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오사카는 제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 외국인 가운데 고도의 기술 등을 보유한 전문적 인력에게 문호를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과 기술자의 영입확대가 인상적이다. 오사카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필수기술과 에너지 기술을 가진 기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을 위한 연구와 벤처 공간인 '인천 드림촌'은 주민들의 반대로 답보상태다. 젊은 기술자와 연구자가 없는 인천, 산업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떠나는 인천에 미래는 없다. 박 시장이 아쉬움으로만 표현할 사안이 아니다. 조성지역을 다양화하고, 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젊은이들이야말로 인천의 미래이자 희망이기 때문이다.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