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집 2배 현대유화 2003년
인수합병 글로벌경영 토대
매출 1조대 KP케미칼 포함
말레이 타이탄까지 M&A
2017년 영업익 2조9276억

2003년 6월 호남석유화학이 자기보다 몸집이 2배 이상인 현대석유화학(대산유화)을 6천억원에 인수했다.
현대그룹 계열의 현대석유화학은 충남 대산읍 대죽리 753번지에 연산 35만t의 프로필렌, 부타디엔, 스티렌모노머, 에틸렌글리콜 등을 생산하는 대단위 석유화학콤비나트로 1991년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막대한 건설비 투자에다 공급과잉에 따른 매출부진으로 고전하던 중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뒤 1998년 12월말에는 채무액이 무려 3조2천억원에 이르렀다.
>> '그룹 핵심' 롯데 케미칼
현대그룹은 외환위기로 인한 유동성 애로로 고전 중이었는데 세계석유화학 경기가 최악인 것은 설상가상이었다.
2001년 7월 12일 6천221억원의 유동성 긴급지원을 조건으로 대주주인 현대중공업(49.87%), 현대건설(11.63%), 현대종합상사(6.95%) 등이 출자지분에 대한 완전감자에 동의함에 따라 현대유화가 매물로 나왔다.
현대유화는 2000년 매출 2조2천156억원에 3천78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터에 2001년 1/4분기에만 372억원의 경상손실을 입은 상황이었으나 채권단의 긴급수혈로 부채총액은 2조6천억원으로 축소됐다.
채권단은 덴마크 석유화학회사인 보레알레스와 LG화학 그리고 롯데의 호남석유화학 등과 매각협상을 벌였다.
이후 채권단은 현대석화를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에 분할 매각하기로 하고, LG화학이 현대석화 1단지를, 호남석유가 2단지를 각각 인수했는데 신규설비로서 효율성이 더 좋은 2공장을 인수한 호남석유가 선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대유화의 자산가치는 스티렌모노머(SM) 부문을 제외해도 2조8천억원으로 롯데는 대어를 낚았다.
롯데는 석유화학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확정하고 2004년 11월에 호남석유화학이 KP케미칼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으로부터 KP케미칼의 지분(53.8%) 및 경영권을 8천135억원에 인수했다.
KP케미칼은 2001년 말 고합에서 유화 부문을 분리해 재상장된 기업으로 PTA(고순도텔레프레탈산 연산 10만t), PX(연산 70만t), 페트병용 수지(연산 40만t) 등을 생산해 2003년에는 매출 1조1천1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규모가 1조4천억원 안팎이던 매출 2조3천억원대의 현대유화를 LG화학과 공동으로 인수한 데 이어 KP케미칼까지 인수, 호남석유화학은 매출 3조6천억원대의 초대형 유화업체로 부상했다.
2003년 기준 36개 롯데 계열사 중 1위인 롯데백화점(7조3천억원)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 LG화학과 어깨나란히

타이탄케미칼은 말레이시아 산화프로필렌(PO) 시장의 40%, 인도네시아 폴리에틸렌(PE) 시장의 30%를 점유하는 등 16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 동남아 시장에서 강력한 사업기반을 구축했다.
납사 및 LPG크래커 72만t을 보유한 것은 물론 말레이시아 조호바루공장이 HDPE/LDPE(56만5천t), OCU(11만5천t), PP(48만t), BD(10만t), 아로마틱(20만t)을, 인도네시아 메락공장이 HDPE/LDPE(45만t)의 공급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타이탄케미칼 인수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타이탄은 말레이시아의 1호 통합 석유화학업체로 말레이시아정부 소속 투자기관인 PNB(Permodalan Nasional Berhad)와 대만계 미국 석유화학회사 Westlake와의 합작법인이 걸림돌이었다. Westlake가 타이탄 매각에 미온적이었다.
타이탄이 말레이시아 상위 30위권의 대형 상장사라는 점도 난관이었는데, 타이탄 매각작업이 노출될 경우 주주 및 임직원의 동요를 염려한 지배주주들은 호남석유화학의 정밀실사작업에 소극적이었다. 호남석유화학은 비공개 상황에서 인수작업을 진행했다.
2010년 3월 호남석유화학은 타이탄케미칼에 최종 매각의사를 타진하는 한편 그해 6월 실사를 개시했다.
2010년 7월 16일 타이탄케미칼의 대주주인 챠오그룹 및 말레이시아정부의 국가펀드 PNB와 타이탄케미칼 인수를 위한 주식 양수도 계약을 했다.
호남석유화학은 타이탄케미칼 주식 73%를 인수하고 말레이시아 증권거래법의 규정에 맞춰 27%의 잔여지분은 주식시장에서 공개매수해 그 해 11월 9일 인수절차를 완료했다.
당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 중 최대인 1조5천억원 규모의 M&A를 성사시킨 것이다.
롯데케미칼(호남석유화학)은 롯데그룹 4개 사업부문의 하나인 화학부문의 핵심기업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비롯 프로필렌, 부타티엔 등을 올레핀 제품과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의 아로마틱 제품 및 이를 원료로 한 합성수지, 합성원료, 합성고무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전문기업이다.
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롯데엠알씨, 롯데케미칼타이탄, 롯데BP화학, 한덕화학, 엔스엔폴, 삼박엘에프티, 케피켐텍, 데크항공, 롯데미쓰이화학 등 수많은 화학계열 자회사를 거느린 중간지주회사이기도 하다.
롯데는 2015년 10월 삼성그룹에서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부문 등을 인수해서 2016년에 롯데정밀화학, 롯데BP화학, 롯데첨단소재로 상호를 변경했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 매출액 15조8천745억원에 영업이익 2조9천276억원을 실현해서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1위인 LG화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