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문화의전당 레퍼토리 시즌
흥행보다 '작품 가치'에 초점
3월 '…엄사장' 날카로운 비판
11월엔 효명세자 뮤지컬 눈길
'레퍼토리 시즌 2020(이하 GGAC 시즌)'을 시작하는 경기도문화의 전당이 토크 콘서트와 브런치 클래식, 춤과 연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풍성한 잔칫상을 들고 관객을 찾아온다.
봄과 가을시즌으로 운영되는 GGAC 시즌은 흥행보다 예술적 비전, 수익보다 작품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 순수 창작 레퍼토리로만 구성됐다.
우선 봄 시즌에는 경기도립극단의 연극 '브라보, 엄사장'과 '파묻힌 아이', 도립무용단의 '률(律)'과 '춤-ON, 련', 경기도립국악단의 '新, 시나위', '易의 음향 - 시나위 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의 '앤솔러지 시리즈 I-마시모 자네티 & 다니엘 뮐러 쇼트', GGAC 기획 '시간 : 과거와 미래, 그 사이의 현재 - 3월의 랑데북' 등이 선보인다.
3월 5일부터 15일까지 도립극단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브라보, 엄사장'는 성폭력 가해자 엄사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현실성 짙은 스토리에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가 담긴 작품으로, 사회에 엄습한 거짓과 은폐, 제도화된 폭력에 희생당한 평범한 소시민의 몸부림을 담고 있다.
도립무용단의 '률(律)'은 고려시대 '만적의 난'을 모티브로 한 판타지 무용극으로 '만적'이 미처 이루지 못했던 자유와 해방의 혁명을 '률'이라는 가상인물을 통해 완성했다. '률(律)'은 오는 3월 25~28일까지 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린다.
'易(역)의 음향'은 우리음악의 불변 요소인 장단과 변화하는 가락을 통해 진정한 한국음악적 오케스트라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공연이다. 오는 4월 17일부터 18일까지 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가을시즌에는 도립극단이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를, 도립무용단이 '무림(舞林)', 도립국악단이 뮤지컬 '들리지 않는 소리', 경기필하모닉이 '앤솔러지 시리즈 VII-베르디 & 요한 슈트라우스' 등을 선보인다.
11월 19~29일까지 도문화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는 인간 내면을 다루는데 탁월한 한태숙 연출과 우리 역사와 사회의 이면에 드리워진 그늘을 막힘없이 파헤쳐 온 우리나라 대표 극작가 정복근이 함께한 작품이다.
한태숙 연출은 현재 도립극단 예술감독이다. 작품에는 특별한 야망 없이 보통 사람이길 원했던 평범한 중년 부부의 삶이 녹아 있다.
이보다 앞서 11월 4~14일까지 문화의전당 대극장에는 조선사에 빼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진 왕자로, 그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한 비운의 왕세자 효명세자의 이야기 '들리지 않는 소리'가 뮤지컬로 탄생해 관객을 찾는다.
22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효명세자는 직접 수백편의 시를 짓고, 궁중 행사에 쓰일 악장, 가사, 무용까지 창작했던 인물이다.
경기문화의전당 관계자는 "1991년 설립 후 약 20년의 역사동안 연극·무용·한국음악·클래식·대중음악 등 장르를 아우르며 한국 공연예술을 이끌어 온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도립예술단이 이제 한 곳에 모여 최고의 라인업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