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개최지 결정방식 변경이후
처음으로 신규규정 적용한 사례
평창 올림픽레거시 활용 큰 의미
대표단, 남북공동개최 의사 밝혀
'2032년 공동유치' 마중물 되길

수요광장 유승민10
유승민 IOC 선수위원·대한탁구협회장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초 동계유스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10일 스위스 로잔 스위스테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유효표 총 81표 중 찬성 79표, 반대 2표로 2024 동계유스올림픽 개최지를 강원도로 확정했다.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스포츠 강국을 넘어 스포츠를 통해 올림픽 정신과 다양한 가치를 전파하는 스포츠 선진국으로 한 단계 나아갔다.

IOC는 지난해 6월 제134차 IOC 총회에서 올림픽 개최 7년 전에 차기 대회 유치도시를 결정하던 기존 방식을 시기에 상관없이 결정할 수 있고, 도시만 유치 후보로 나서던 것에서 벗어나 개최지를 지역의 개념으로 확대하여, 새로운 개최지 선정 절차인 '미래유치위원회(Future Host Commission)'를 통해 결정하는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였다. IOC는 그동안 대회유치를 희망한 후보국 중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올림픽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가 타당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협상과 노력으로 마침내 2024 동계유스올림픽 유치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이로써 이번 유치는 IOC가 올림픽 개최지 결정 방식을 바꾼 후 처음으로 새 규정을 적용한 사례가 되었다.

이날 총회에선 필자를 비롯한 정부 대표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차준환 피겨스케이팅 선수, 강원도 학생 최연우양이 함께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단독 후보였지만 '함께 즐기며 경쟁하고, 함께 성장하는 대회'라는 주제로 각계 전문가와 정부, 국민이 한마음으로 우리의 의지를 잘 표현하여, IOC 위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유스올림픽은 전 세계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우정과 화합을 통한 올림픽 정신을 전파하고자 2010 싱가포르 하계유스올림픽을 시작으로 동·하계 올림픽을 각각 4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유스올림픽은 15~18세 전 세계 스포츠 꿈나무들이 경쟁을 통해 도전과 페어플레이 정신, 배려를 배우고 성인 올림픽의 꿈을 키우는 무대이다. 동계유스올림픽은 2012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회를 시작으로 2016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2020 스위스 로잔 대회까지 모두 유럽에서 개최됐으며 대한민국 강원도는 아시아 최초의 동계유스올림픽 개최지가 되었다.

이번 동계유스올림픽 유치는 단순히 국제스포츠이벤트 유치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18 평창의 영광을 이어 올림픽 레거시를 활용한다는 점에 그 의미가 크다. 우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이후 대회 개최의 영광에서 끝내지 않고, 올림픽 레거시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동계유스올림픽은 올림픽 시설 재사용을 통한 스포츠 레거시의 활용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올림픽 정신 함양을 할 수 있는 현장 교육의 장으로써 사회적 레거시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올림픽 레거시 활용의 큰 역할을 해낼 것이다.

또한, 우리 대표단은 여러 가지 여건이 가능하다면 2024 동계유스올림픽도 남북 공동 개최로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IOC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필자는 이번 2024 동계유스올림픽이 침체된 남북 체육 교류의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되어 다시 한번 스포츠를 통한 평화를 실현하고, 나아가 2032 남북 공동올림픽 유치의 마중물이 되는 의미 있는 이벤트가 되기를 바란다.

―2020 유스올림픽 개최지, 스위스 로잔에서

/유승민 IOC 선수위원·대한탁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