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천일제염으로 소금을 만들기 시작한 곳은 어디일까.'
천일제염은 염전에 바닷물을 끌어들이고 태양열로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금을 '천일염'이라고 한다. 현재 전남 신안군 등이 천일염 주요 생산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10여 년 전 처음으로 천일제염이 시도된 곳은 인천이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일대가 국내 최초 천일제염이 이뤄진 지역으로, 현재 이곳엔 주안국가산업단지(옛 주안공단)가 들어서 있다. 주안공단은 폐염전에 조성된 산업단지로, 산업화 시대 수출 역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50년을 맞으며 '노후 산단'이 됐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이러한 주안공단의 변천 과정을 담은 조사 보고서 '주안공단'을 최근 발간했다. 이 책에서는 현재 주안공단의 모습뿐 아니라 주안공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과거 염전이었던 시기 등 주안공단의 변화 과정이 담겼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이 책에서 "주안공단으로 인한 도시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며 "공단이 들어서 있는 자리는 본래 염전이었다. 조선 시대까지 갯골을 따라 바닷물이 들어왔던 오늘날 가좌동, 주안동, 십정동 일대는 1907년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 시험 염전으로 개발되면서 대규모로 소금을 생산하는 곳이 되었다"고 했다. 또 "이번 조사는 공단 조성으로 변화한 도시의 모습을 기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주안공단 조성과 인천 변화 ▲사람들 이야기 ▲주안공단의 어제와 오늘(화보) 등으로 구성됐다.
'주안공단 조성과 인천의 변화' 부문은 '산업화 1세대의 산물, 인천의 공업단지'와 '주안공단과 주변 도시 변화'로 나뉘어 있다. 앞부분에서는 주안공단 설립 전후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산업화 정책과 인천 주안공단 설립과 관련해 벌어진 일들을 상세히 기록했다. '주안공단과 주변 도시 변화'에서는 조선 시대부터 최근까지 주안공단이 있는 인천 주안동 일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서술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염전이 들어서기 전 마을들 위치, 경인선 개통과 천일염전 설치로 변화된 도시 구조, 광복 후 공단 설치로 배후 주거지가 되는 주안·십정·가좌·용현·간석동 일대의 도시 변화를 살펴봤다"고 했다. 시기별로 변화상을 알 수 있도록 항공사진 등을 첨부해 이해를 높였다.
'사람들 이야기'에서는 주안공단이 삶의 터전인 이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화보에서는 일제강점기 염전으로 활용되던 시기부터 현재 인천 주안동 일대의 모습을 담았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이번 조사는 멈춰버린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도 끊임없이 변화하며 도시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단'을 다루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인천시립박물관 조사 보고서 '주안공단'은 홈페이지(www.incheon.go.kr/museum)에서 볼 수 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