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중심정책 정착 위해선
고졸취업과 특성화고 육성 등
기술 장려·사회분위기 전환 중요
전국 우수인재들과 기량 겨루고
국가대표 도전 '큰 의미' 있어


기고/김현생 한국산업인력공단 인천지역본부장
김현생 한국산업인력공단 인천지역본부장
요즘 스포츠계 스타들이 모여 축구경기를 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다. 방송에 출연하는 전·현직 메달리스트들은 그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친숙한 얼굴들이다. 올림픽에 출전하고 입상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단숨에 인지도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포상금과 병역면제 혜택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체육 올림픽과 동일한 금액의 포상금과 병역면제 혜택 등을 주는 국제적 규모의 기능올림픽이 있다는 것을 아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로 뛰기 위해서는 전국기능경기대회와 각 시·도에서 열리는 지방기능경기대회를 통과해야 한다. 인천시에서도 매년 4월 기능경기대회가 열리는데 그 추이가 심상치 않다. 2016년 44개 직종 580명에서 2019년 36개 직종 288명으로 기능경기대회 참가 규모가 대폭 줄었다.

청소년 인구 급감과 특성화고 진학자 감소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기능·기술을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 또한 그 원인이라 하겠다. 우리 국민 중 약 46%가 기능·기술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사무직은 15%에 불과함에도 수많은 청년들이 적성과 무관하게 공무원 시험과 대기업·공공기관 등 입사 준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3배다. 청년 실업의 근본적인 원인은 대졸자 등 고급인력이 원하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고에서도 최근 5년간 일반고로 전학한 학생이 연평균 75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8년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졸업생 중 44.2%가 취업을 하기 위해 특성화고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다시 일반고로의 진로변경에는 특성화고 취업률 하락이라는 원인 외에도 직업계고 현장실습을 '근로중심'에서 '학습중심'으로 전환했다 다시 원상복귀한 정책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중심정책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고졸취업과 특성화고 육성 등 기능기술 장려를 위한 일관된 정책 시행과 이를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때 실제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기능·기술을 갈고닦아 사회로 진출하는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전국 우수 기능인재들과 기량을 겨루고 태극기를 가슴에 다는 국가대표로 도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중 191명이 삼성전자 등 93개 기업에 채용됐다. 국내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참가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20년 초 현재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등 21개 기업과 기능경기 관련 취업지원 협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8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는 인천에 위치한 한 가구기업의 후원을 받은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여성으로는 처음 가구 직종 국가대표로 출전한 최은영(21) 선수는 2017년 제주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여성 최초로 가구 직종 금메달을 땄다. 국내대회가 끝난 뒤 에몬스가구는 최 선수를 비롯한 목공과 실내장식 직종 선수 3명을 정식사원으로 채용했다.

올해 인천시 기능경기대회는 오는 4월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열린다. 대회 참가원서 접수가 바로 1월 20일부터 2월 4일까지 16일간 이뤄진다. 이 대회 금·은·동 입상자는 올해 9월 전라북도에서 개최되는 제55회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인천시 대표선수로 출전하게 되며, 전국대회 입상 시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올림픽에 나갈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많은 인재들이 인천시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해 대회가 활성화되고 이들이 인천시 대표선수로,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

/김현생 한국산업인력공단 인천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