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쇼핑몰 없어 상권 개발 저조
소비 수요 수원·동탄등에 유출 피해
'용도변경 주상복합시설 필요' 지적
"15년째 무늬만 역세권이죠. 지역경제를 위해서라도 상권 활성화가 시급합니다."
21일 오전 11시30분 지하철 1호선 오산 세마역. 전철을 이용하려 역으로 향하는 사람들만 종종 보일 뿐, 인적이 드물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썰렁했다.
하루 6천명 가량이 이용하는 역사인 데다 멀지 않은 거리에 세교신도시가 있지만 역세권으로서의 모습은 느껴지지 않았다.
상가건물 사이 사이로는 나대지가 그대로 방치돼 황량하기까지 했다. 공실이 더 많아 보이는 한 상가건물에 붙은 요양병원 현수막만 바람에 휘날리며 적막을 깨웠다.
주말에도 사정은 비슷하다는 게 지역민들의 이야기다. 인근에 산다는 한 대학생은 "전철 이용 외에는 (세마역에) 올 일이 없다. 영화관도, 쇼핑센터도 없어 전철을 타고 주로 수원이나 평택으로 간다"고 말했다.
더디게 진행되는 오산 세마역 상권 활성화가 오산 지역경제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2005년 세마역 개통 이후 상권 조성이 시작된 지 만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나대지가 여럿 있을 정도로 개발은 저조하다.
상업용지와 주차장, 주상복합 등 필지만 60여개가 넘는 대단위 역세권이지만 현실은 여전히 '유망'에 머물러 있다. 오산시는 지난해부터 도시과 특수시책으로 '세마역세권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 층수 제한 등 건축규제를 풀어냈지만 시장의 외면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집객시설 유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영화관이나 컨벤션 및 쇼핑시설 등이 없다 보니 경쟁력 자체를 잃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역세권이 죽어 있다 보니 오산의 소비 수요가 수원 및 화성 동탄 등으로 유출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유치 등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풀어내겠다는 노력도, 정주성 강화의 필수인 주거시설 확대 등도 요원해 시장과 충돌하고 있다.
특히 세마역세권의 핵심으로 불리는 터미널 용지는 아예 기능이 상실된 상태다. 이에 이를 주상복합시설로 개발해 세마역세권 활성화의 전환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에 맞는 용도변경을 하면 가족단위 근로자를 위한 어린이집도 만들어지고 영화관·컨벤션 등 문화집회시설도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최근 국가산단 등에 근로자 편의 확대를 위해 야외극장 허용 등 규제를 풀고 있고, 인천 청라지구 역시 민간개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용지 내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텔 건립을 허용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젊은 소비층 유입 등이 필요한 점은 공감한다. 세마역세권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