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차림 비용 23만원' 저렴한 가격 앞세워 힘겹게 경쟁하는데
새벽배송 마켓컬리 23만원 홍보… 홈플러스, 제수용품 21만원 특가전
명절 특수를 대형마트에 빼앗겼던 전통시장인데 '클릭' 한 번으로 차례상 물건을 문앞까지 배송해주는 온라인몰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21일 오후 수원 못골시장. 상인들은 명절을 앞둔 만큼 평일보다 손님은 많지만 예년 명절과 비교하면 한산하다고 입을 모았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이용이 편리한 대형마트와 힘겹게 경쟁하고 있는 형편에 이제는 가격 할인을 내세운 온라인몰마저 성수품 판매 경쟁에 뛰어들어 손님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4인기준)은 전통시장 23만907원, 대형마트 31만8천803원이다.
전통시장이 25%가량 저렴하다. 그동안 전통시장은 날씨 변수와 불편한 주차 및 이동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대형마트와 힘겹게 경쟁을 펼쳐 왔다.
하지만 이 전략도 점점 힘을 잃게 생겼다. 유통업체들이 온라인몰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배송 서비스, 적립까지 성수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장보기 앱 마켓컬리는 설 상차림 및 명절 음식 재료 기획전으로 약 23만원에 차례상 준비가 가능하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주문한 다음 날 새벽에 배송되는 편리성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전통시장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홈플러스도 고객이 보다 손쉽고 저렴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실속 제수용품 모음전'을 열었다. 가격은 최저 21만4천886원이다.
이마트도 '설 명절 먹거리 페스티벌'을 진행해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 차례 용품을 2만5천원 이상 구매 시 5천원 상품권을 증정한다.
이들 유통업체는 앞선 명절인 추석에도 유사한 전략을 펼치면서 20~30%의 매출 증대를 이룬 바 있다. 이번 설에는 온라인 배송을 강화한 만큼 더 높은 매출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 건어물, 채소, 고기 등 모든 성수품 구매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가격도 낮아 전통시장은 점점 밀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