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동 농산물시장 이전 전 마지막 연휴 스케치
22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 일대 도로가 시장을 방문하는 차량 행렬로 북적이고 있다. 개장 26년을 맞은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은 다음 달부터 남동구 남촌동으로 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시장터 이사 영업부진 우려 해소
상인들 목소리 명절 분위기 물씬
"남촌동 인천의 명소 될것" 다짐
인천시 "개장 맞춰 3개 노선 투입"


"한마디로 시원섭섭하네요."

설 연휴를 이틀 앞둔 22일 인천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상재(71)씨는 "1994년 구월도매시장이 처음 생길 때부터 가게를 운영했는데,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하니 아쉬운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구월도매시장이 문을 열 당시에는 주변이 허허벌판이었지만, 지금은 인천의 중심지가 됐다"며 "남촌동에 새로 만든 시장도 인천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상인들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구월도매시장이 개장 26년 만에 남동구 남촌동으로 이전한다.

인천시는 새 도매시장 건물이 준공되는 다음 달 15일부터 28일까지 이전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월도매시장에서의 마지막 명절 대목을 맞은 상인들은 새 시장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시장 이전에 따른 일시적인 영업 부진을 걱정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구월도매시장 인근은 차례용품과 설 명절 동안 먹을 농산물을 사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차장에 들어가려는 차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고, 인근 도로변에 주차한 차량도 눈에 띄었다.

구월도매시장 관계자는 "최근 평상시보다 10배 정도 많은 시민이 시장을 찾았다"며 "주차장이 좁아서 주변이 더 혼잡한데, 새 시장은 주차 공간이 훨씬 넓어서 이러한 모습을 보는 것도 마지막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새 도매시장에는 현재보다 4배가량 많은 2천80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구월도매시장 내부에도 과일 상자를 든 시민들이 가득했다. 대목을 맞아 손님을 모으는 상인들의 목소리와 시민들의 발길로 명절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상인 김용희(54)씨는 "예전 명절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평상시보다는 매출이 꽤 올랐다"며 "새 시장은 더 넓고 쾌적하니 지금보다 장사가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만난 상인들은 새 도매시장의 소매 시간이 오후 3~5시로 제한되는 것과 대중교통 수단 부족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했다.

상인 고기정(50)씨는 "구월도매시장은 지하철역이 가까운 데다, 이곳을 지나는 버스 노선도 많아 대중교통을 타고 오는 노인분들이 많다"며 "새로운 장소로 이전하면 당분간은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도 없고, 소매 시간도 줄어들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새 도매시장 개장에 맞춰 일단 3개 노선에 버스를 투입할 예정이다.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버스 노선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소매 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한 것은 동네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매시장 이전 작업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