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판매활성 남포리에 건립
조합 무상임대 조례안 제정 지연
준공 2년 넘게 식품생산 시작못해
기술센터 "선행 절차 진행" 해명
인천 옹진군이 지역 농·특산물 판매 활성화 차원으로 혈세 수억원을 들여 백령도에 건립한 농·특산물 가공지원센터가 '늑장 행정'으로 수년째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옹진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옹진군은 2017년 11월 백령면 남포리에 432㎡ 규모 농·특산물 가공지원센터를 건립했다. 센터 건립사업에는 4억8천296만원이 투입됐다.
농·특산물 가공지원센터는 백령도에서 키운 해당화, 인삼, 쑥 등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제조·판매해 농가소득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조성했다.
지역의 한 영농조합법인이 시비·군비와 자부담 약 4천만원을 들여 센터 내에 인삼가공시설을 설치한 상태다.
하지만 센터를 준공한 지 2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해당화 음료 시제품 개발만 일부 진행했을 뿐 백령도 농·특산물 가공식품을 전혀 생산하지 않고 있다.
민간 영농조합법인이 일부 투자한 인삼가공시설은 수년간 아예 가동한 적조차 없다. 백령도 농·특산물 가공지원센터의 '개점 휴업'은 '늑장 행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삼가공시설을 운영할 영농조합법인은 옹진군 소유의 센터 일부 '무상 임대'를 조건으로 자부담금을 투입했다. 센터 내 인삼가공시설 부지 무상임대를 위해서는 '농특산물 가공지원센터 운영 및 관리 조례'를 제정해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사업을 담당하는 옹진군 산하 옹진군농업기술센터는 2년이 넘도록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해 옹진군의회에 상정하지 않고 있다.
옹진군 조례 없이는 영농조합법인 측이 센터에 입주해 합법적인 가공식품 공장으로 등록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애초 옹진군농업기술센터 자문을 받아 인삼가공시설 설치를 추진했지만, 수년째 공장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진행하거나 기존 투자한 자부담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령도에서는 2003년부터 인삼을 재배했으나, 대부분 농협이 수매해 '백령인삼'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실정이다.
지역 농가에서 가공식품 제조·판매를 원하는 이유다.
옹진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특산물 가공지원센터 가동을 위한 선행 절차들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며 "가공지원센터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