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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백령도 등대를 47년 만에 다시 점등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기존 백령도 등대를 허물고, 새 등대를 지어 내년에 재점등하기로 했다. 사진은 1963년 건립돼 1974년 5월 가동이 중단된 백령도 등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제공

철거후 신설… 규모·등질등 결정
8월까지 설계 마치고 내년에 착공

지난해 인천 연평도 등대가 45년 만에 불을 밝힌 데(2019년 5월 20일자 1면 보도) 이어 백령도 등대를 다시 점등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백령도 등대 개량을 위한 현상 공모'를 다음 달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백령도 용기포항 인근 해발 74m 지점에 있는 백령도 등대는 1963년 설치돼 백령도 특산물인 까나리와 노랑가오리(간재미)를 잡는 어선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하지만 등대 불빛이 간첩의 해상 침투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1974년 5월 가동이 중단됐다.

인천해수청은 지난해 서해 5도 야간 조업이 시행되는 등 주변 조업 여건이 바뀌자 연평도 등대와 함께 백령도 등대도 다시 점등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백령도 등대의 시설이 워낙 낡아 그대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인천해수청은 기존 백령도 등대를 허물고 현 위치에 새로운 등대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용기포항 방파제에 있는 소형 등대가 어선들의 안전한 항해를 유도하고 있지만, 낮은 지대에 설치돼 있어 먼 곳에서 등대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인천해수청은 현상 공모를 통해 등대의 규모와 등질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백령도가 서해 5도 대표 관광지인 점을 고려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등대를 만들겠다는 게 인천해수청의 복안이다.

인천해수청은 현상 공모 당선자에 백령도 등대 설계권을 주기로 했으며, 늦어도 오는 8월까지 설계를 마칠 방침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 등대 건립이 마무리되면 백령도 등대는 47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히게 된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어선들의 안전한 항해를 돕기 위해 새로운 등대를 설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등대 재점등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