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감염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이 전국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도심에서 서식하는 비둘기의 일본뇌염 전파 연계성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서울대 수의대학과 협업해 도심 서식 비둘기의 일본뇌염 감염 실태 조사를 올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3급 감염병인 일본뇌염은 돼지가 숙주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작은빨간집모기'에 의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의 피를 작은빨간집모기가 흡혈한 후 사람에게 전파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은 이런 통설을 깨고 도심에 서식하는 비둘기도 돼지와 같은 뇌염 바이러스의 숙주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일본 뇌염이 도심 거주자에게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시내 곳곳에 서식하는 비둘기가 뇌염 바이러스의 숙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인천 도심 각 거점별로 비둘기 100마리를 포획해 혈청을 채취, 일본뇌염 항체 유무와 유전자 구조 등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런 연구를 통해 도심 내 일본뇌염 환자 발생에 대한 역학 자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최근 5년(2015~2019) 동안 일본 뇌염 감염자 수는 128명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미국 서부 지역에서 확산됐던 감염병인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의 경우 항체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비둘기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부산과 경북 문경, 경기 파주 3곳에서 잡은 비둘기 11마리에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항체를 검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