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4개 운영사 장치율 80% ↑
中항만 작업지연… 운송물량 막혀
유휴부지 임시시설 설치 대책 나서
"선사 동향 신속파악 피해 최소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으로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장치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에 있어야 할 화물이 인천항에 머물면서 컨테이너 장치장이 포화 상태다.
5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 4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평균 80.2%(2월3일 기준)로 나타났다.
평소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장치율인 75.2%보다 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 표 참조
컨테이너 장치율은 60%대가 적정 수준이고, 80%가 넘으면 포화 상태로 본다. 현재 인천항은 정상적인 부두 운영이 어려운 한계 상황에 처한 셈이다.
2만85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수용할 수 있는 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에는 2만657TEU의 컨테이너가 쌓여서 장치율이 99%에 달했다.
신항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은 평소보다 장치율이 19%포인트 상승했고, 남항 E1컨테이너터미널(E1CT)과 신항 선광컨테이너터미널(SNCT) 장치율도 각각 92.8%, 63.8%다.
인천항만공사는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중국에 가야 할 컨테이너가 이동하지 못하면서 인천항의 컨테이너 장치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가 연장되면서 상하이(上海)와 톈진(天津) 등 중국 주요 항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 항만들은 필수 인원만 출근해 부분 운영하고 있으며, 항만 하역 효율이 평상시 10분의 1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선박은 중국 항만의 작업 지연을 피해 인천항에 화물을 내리고 있다. 중국 내 제조업체들이 문을 닫은 탓에 인천항의 공(空) 컨테이너도 반출되지 못하고 있다. 인천항에는 주로 중국에서 생산된 소비재 화물을 담은 컨테이너가 수입된다.
컨테이너에 담은 화물을 모두 내린 이후 이를 다시 중국에 보내야 하는데, 중국 내 공장이 운영되지 않다 보니 선사에서 공 컨테이너를 가져가지 않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는 항만 구역 내 유휴 부지에 컨테이너 임시 장치장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인천 신항에 컨테이너 장치장 2곳을 임시로 만들어 1만4천400TEU의 컨테이너를 수용할 계획이며, 남항에도 850TEU 규모의 임시 장치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와 선사 동향을 신속히 파악해 신종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와 관련해, 인천항만공사와 검역 당국은 중국에서 출발했거나 이곳을 거쳐온 모든 화물선에 대해 선상 검역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대합실 곳곳에 자동 손 세척제와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