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순 韓·獨시집 '하얀 비밀' 출간
'47년 한글 연구' 후베 교수가 번역
한글 시를 독일어로 번역해 한 권의 시집을 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성명순 시인의 시들을 독일어로 번역한 알브레히트 후베(Albrecht Huwe. 한국명 허배) 교수는 47년째 한글을 연구한 한글 전문가로 잘 알려졌다.
후베 교수는 독일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치고 한국에서도 서울대·한양대·성균관대 등에서 강의를 해왔으며 현재 덕성여대 초빙교수로 있다.
이번 시집은 요즘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하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국어와 독일어가 나란히 담긴 편집이다. 시집을 펼치면 왼쪽에는 우리말로 쓴 시가 있고 오른쪽에는 그 시를 독일어로 번역한 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번역자가 책의 후기에서 밝힌 시 번역의 난점과 이를 극복했던 일들을 담담히 적어놓은 내용을 읽다 보면 점점 더 빠지게 되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문학이 나아가고 모색할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성명순 시인은 오랫동안 수원에 거주하면서 수원예술학교 교장을 역임했고 한국문인협회 인문학 콘텐츠위원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경기문학포럼 대표다. 그는 끊임없는 문학적 교류로 자기 세계를 다져간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학평론가 권대근 교수는 "자연을 시적 등가물로 생각하고 노래했다는 점에서 성명순 시인은 문학사의 큰 줄기를 경기도는 물론 한국에 심어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성명순 시인은 "문학은 시대를 기억하는 방법이면서 잊혀져가는 우리말을 기억하는 가교역할도 한다"면서 "나에게 있어 이번 시집은 한국 시풍을 독일어와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