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오산 두곡동 통로박스
LH가 지난해 말 폐쇄한 오산시 두곡동과 탑동을 잇는 통로박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

개 물린 사고 119차량 30분 지연
긴급상황 '골든타임' 놓칠 우려
LH "공사 가속도 기간 줄일것"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로박스가 막혀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화재 등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지난 5일 오산시 두곡동에서 마을 주민이 키우던 개가 풀려나 이웃을 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접한 이들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대형 소방차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 약 30분간 헤맨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두곡동으로 진입하는 통로박스가 폐쇄된 사실을 모르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임시로 만든 좁은 도로를 통해 마을로 진입하려 했다가 실패해 400m가량을 돌아서 왔기 때문이었다.

오산 세교2지구 택지개발사업 중 두곡동과 탑동을 잇는 통로박스 확장공사(1월 20일자 8면 보도)로 인한 인근 마을 주민들의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두곡동 주민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말부터 오산 두곡동과 탑동을 잇는 통로박스를 폐쇄하고 확장공사를 진행했다. 공사는 올해 말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주민들은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LH에 기존 채택된 RC공법(현장서 콘크리트구조물 제작)이 아닌 PC공법(콘크리트 건축자재를 공장 생산화한 공법)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통로박스가 막혀 마을 진입이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이번 사고와 같이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 오산 세교2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대 지반고가 높아졌지만 마을은 여전히 저지대에 위치해 2018년, 2019년 여름철 연달아 마을 일대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적설량이 적어 봄부터 비가 쏟아질 경우 3년 연속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큰 불이라도 난다면 LH나 시공사에서 책일 질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LH 관계자는 "공사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공사 기간은 1~2개월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원·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