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 친구위치 설명하기·응원 편지쓰기 등 진행
공감·의사소통 역량 추출… 적용 결과 발생 건수 감소
'학교장 자체 해결제' 치유·화해 통한 교육적역할 강화도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교육적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교과 수업과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연계한 '어울림 프로그램'을 모든 학교로 확대하고 경미한 사안의 경우 '학교장 자체 해결제'를 통해 치유와 화해 중심의 교육적 역할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어울림 프로그램은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공감', '의사소통', '자기 존중감', '감정조절', '갈등해결'과 '학교폭력 인식 및 대처' 역량을 추출해 학생들의 사회·정서적 역량이 함양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존 예방 교육과 달리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 과정에서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이 함께 이뤄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도 교육청은 지난 2018∼2019년 도내 5개 학교를 어울림 프로그램 연구학교로 선정해 운영했다.
이중 안산 양지중은 지난해 '이심전심 어울림 프로그램'을 통한 학교 폭력 없는 교육공동체 만들기 활동을 진행했다.
양지중은 수학 수업에서 좌표 평면과 그래프를 배우면서 '친구의 위치에 대해 설명하기', '바람직한 의사소통에 대해 정리하기' 등 활동을 했고, 음악시간에는 '사이버 폭력을 주제로 랩을 만들어 발표하기' 등을 진행했다.
김포 사우고도 지난해 '더 비타민(飛 他 民)'이라는 어울림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사우고 관계자는 "영어 수업 시간에 세계 시민교육과 관련된 독해 내용을 하고 나서 서로 간의 문화 이해에 대한 토론을 하고, 원소 주기율표를 배우면서 원소 기호를 활용해 친구에게 사과, 응원 편지 쓰기 활동을 했다"며 "수업 시간에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한다고 하면 거부감이 높을 텐데 교과 과정과 연계해 자연스럽게 진행하다 보니 학생들이 수업 속에서 자기 존중감을 높이는 동시에 친구들 간 갈등 해결 능력도 함께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울림 프로그램 운영 결과 지난해 양지중과 사우고 모두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양지중은 학폭위 개최 건수가 프로그램 운영 전후를 비교해 2018년 52건에서 10건으로, 2019년에는 12건에서 4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사우고의 학교 폭력 발생 건수(1차 조사 기준)가 2018년 11건에서 지난해 7건으로 줄었고,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심의 건수도 5건에서 1건으로 감소했다.
초등학교에서도 어울림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안성 일죽초는 지난해 '공감 D(daily) N(network) A(accompany)-UP'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분 좋은 고운 말과 배려의 존댓말' 쓰기, '의남매' 활동, '또래 상담' 등은 물론 유관 기관 들과의 학교 폭력 예방 교육 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학교장 자체 해결제도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도입한다.
학교장 자체 해결제는 학교 폭력을 법적 분쟁으로 확대하기 보다는 피해 학생과 가해학생 사이에 학교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 및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교육적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학교장 자체 해결제는 ▲2주 이상의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은 경우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가 가능한 경우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을 경우 ▲보복 행위가 아닌 경우 등에 해당할 때 운영될 수 있다.
지난해 9∼11월까지 도내에서 일어났던 학교 폭력 발생 건 수(4천332건) 중 56.6%가 학교 장 자체 해결로 처리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어울림 프로그램이 학교 폭력 예방의 성격이 있다면 학교 장 자체 해결제는 학교 폭력 사후 대책으로 볼 수 있다"며 "교육적 관점에서도 학교 폭력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