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신동주가 부친 이용"
장남 "정신또렷 승계지목"
차남 "판단력 문제" 실토
법원 '한정후견' 공식 결정
日국적 논란 '적잖은 내상'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은 2014년 12월말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 계열사의 모든 직위에서 해임된 데 대한 반격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지시는 하루 만에 뒤집혔다.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해임해버린 것이다.
롯데홀딩스는 광윤사와 종업원지주회, 롯데홀딩스 이사들이 주식을 각각 3분의 1씩 가지고 있는데 이중 3분의 2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임원직 유지에 부정적이었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 신격호 건강문제 제기
이 와중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문제가 불거졌다. 2015년 7월 28일 롯데그룹의 공식입장은 "총괄회장은 건강하다"였는데 이후 "고령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롯데그룹에서는 신동주 회장 등이 고령으로 건강상태가 안 좋은 부친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이 또렷하다. 정상적 판단에 의해 자기를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하자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부친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실토했다.
형제 간에 상대방의 총괄회장 집무실 출입을 막거나 CCTV 감시 논란을 빚는 등 충돌이 극한으로 치닫자 2015년 12월 18일 신격호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의 부인)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신격호는 독자적으로 판단할 상황 아니"라며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상적 판단유무를 법으로 확인하려는 것이다.
성년후견제도란 치매 등 정신적 제약이 있는 피(被)후견인의 재산뿐 아니라 거주지 이동 등 일상생활과 관련해 최대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고자 2013년 7월에 도입한 제도다.
2016년 3월 9일 법원은 신동주 회장이 요청한 서울대병원을 정신감정기관으로 정해 신격호 총괄회장은 2016년 4월말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서 2주 정도 검사를 받기로 됐다.
법원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이 온전하다고 판단하면 신동주 회장이 유리하고 반대면 신동빈 회장이 유리할 터였다.
>>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법원이 공식 확인한 것이다.
한편 신동주 회장은 "부당하게 이사직에서 해임됐으니 8억8천만원 상당을 배상하라"며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호텔롯데 등은 2015년 9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동주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한 바 있다.
이에 신동주 회장은 같은 해 10월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해임을 당했다"며 "8억7천9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던 것이다.
1, 2심 재판부는 모두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손을 들어줬는데 2019년 5월 30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회사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며 신동주 회장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세는 동생인 신동빈 회장 쪽으로 기울고 있다. 5년여에 걸친 롯데 '형제의 난'이 마무리단계로 접어드는 순간이었다.
'은둔의 경영자'로 세간에 별로 노출되지 않았던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과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롯데홀딩스가 일본국적의 기업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데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 신동빈 회장의 국적논란이 야기되면서 롯데는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