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터파기 도중 지하수 토출사고
소리천 계단 유실… 부실시공 의혹
"지반교란 여부 확인후 재개" 진단
"콘크리트 마감해 문제없어" 해명


파주 운정신도시 상업용지 공사장의 소음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2월 10일자 8면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현장에서 도로 침하현상이 발생해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11일 운정 가람마을7단지 주민들에 따르면 운정신도시 와동동 1484의 1 J개발의 오피스텔(지하 2층, 지상 10층) 신축 공사장에서 지난해 12월 초 지하 터파기 중 지하수가 토출(吐出)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공사장과 접속된 호수공원의 소리천 제방도로 일부가 침하됐고 소리천 산책로로 내려가는 계단이 무너지고 떨어져 나갔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해당 구간 소리천 산책로 이용은 물론 이곳에 설치된 주민 운동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 김모(52)씨는 "지난해 말 갑자기 도로 바닥이 벌어지고 소리천 계단이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위험 경고판과 접근금지 띠를 둘러쳐 운동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하 터파기를 위해 공사장 가장자리에 설치한 차수벽이 완전하지 못해 지하수가 유출되거나 바닥에서 지하수가 토출되면서 인근 토지의 압력이 낮아져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현장은 매립지이며 인근에 수심 1.5m를 유지하는 소리천이 흐르고 있어 지하수 토출 현상과의 연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토목 전문가들은 "(이 같은 침하현상이 발생할 경우) 지반을 보강하기 위해 설치하는 '기초 보강용 콘크리트 파일'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안전진단을 통해 지반 교란 여부를 확인한 후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공사 현장은 지하 2층, 지상 10층으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지반 보강을 위해 370여 개의 지반 보강용 콘크리트 파일을 심고 가장자리에는 엄지 말뚝에 토류판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져 소리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엄지 말뚝에 토류판 설치공법으로 지하 터파기를 하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빠져나오면서 침하현상이 발생했다"며 "지반 보강용 파일 370여 개를 박고 바닥에 매트를 깔아 콘크리트 타설로 마감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