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美·中이어 3위권으로 추락
산업구조 변화 스타트업에 인색탓
이젠 기술·소비 욕구 균형 맞추고
재도전 가능 실패도 기회로 바꿔야
현재 우리는 초 단위로 기술, 제품, 사업이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필자와 함께하는 사단법인 판교1조클럽 경영인들도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환경, 기술변화의 속도에 대응하여 사업의 지속성과, 미래성장분야에 대한 고민들을 토로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발족하여 지속적으로 그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1980년대, 도쿄땅을 팔면 미국땅을 전부 살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였다. 세계 50대 기업이 온통 일본 기업의 이름으로 도배되었으며, 그 바탕에는 미쓰비시, 도시바, 파나소닉, 소니 등 60년 이상된 일본의 전통적인 전자업체들이 있었다.
2020년 현재는 어떠한가. 놀랍게도 해당 전자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일본은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뒤진 3위권으로 추락해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스타트업 창업에 인색하였고 전통적인 전자기업들은 산업 구조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다. 산업은 생산과 소비의 순환과정이고, 기술이 생산을 뒷받침하고 소비욕구가 소비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기술과 소비욕구의 균형적 관점에서 산업을 봐야 하는데, 기술 관점에서만 보고 자사 제품 업그레이드에 치중하는 균형 잃은 장인정신으로 시장에서 뒤처지고 말았다. 기업가 정신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ICT 산업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 중심에는 변화에 대처하고 수익보다 비전 실현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가 정신이 있다. 스탠퍼드대학을 중심으로한 실리콘밸리의 기적, 카우프만 재단을 중심으로한 기업가 정신 확산(1992) 등을 통해 2016년 기준 스탠퍼드 출신 동문의 창업기업은 4만개에 육박하였고, 그 중심에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매출액은 약 2조7천억달러, 전 세계 5위 경제규모라는 전무후무한 성장을 이룩하였다.
미국은 실패 또한 성공창업을 위한 과정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 10억달러의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0.1%에 불과하나, 그 성공의 차이는 재창업률에 있다. 실제 실리콘밸리는 한번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두 번 가까이 재도전이 가능하다. 엔젤이나 벤처투자의 투자결정에 CEO의 창업횟수, 실패를 통한 교훈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실패를 용인하는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구글은 실패한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면밀하게 평가해 '사려 깊은 실패'로 판단 시 오히려 해당 팀원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우버는 워케이션 제도를 운영하여 선정된 프로젝트팀에게 일주일간 프로젝트를 수행해볼 수 있는 장소와 비용을 제공한다. 실패를 리스크로 환산하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위와 같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다양한 4차 산업 핵심 기술들의 정착화 현상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결과보단 도전을, 실패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현재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분야로의 기술 혁신(Technological transformation) 방안의 실현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
필자를 포함한 4차 산업분야 핵심기술인 스마트시티, AI, IoT,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관련 기술 개발 기업과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모두 힘을 모아 코어 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 매진하여, 대한민국의 산업이 4차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대한민국 ICT 산업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최영식 쉬프트정보통신(주) 대표이사·(사)판교1조클럽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