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출항전 국내 가능 여부 문의
기항의사 자진철회… 캄보디아행
하선한 80대 여성 말레이서 '발병'
日 크루즈선 감염 확산 비상태세

인천항 입항을 검토했던 미국 크루즈 '웨스테르담'호 승객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한 미국 크루즈 웨스테르담호 탑승객 83세 미국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 여성은 크루즈에서 내린 후 비행기를 타고 말레이시아로 넘어왔었다.

1천500여 명의 승객을 태운 웨스테르담호는 지난 5일 대만 가오슝항을 출항하기 전 인천항 입항 가능 여부를 인천항만공사에 문의했었다.

당시에는 정부의 크루즈 입항 금지 조치가 시행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웨스테르담호가 인천항에 입항할 가능성이 높았다.

웨스테르담호가 인천항에 입항했다면 항만·검역 당국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선상 검역을 진행해야 했다. 웨스테르담호가 인천항에 입항하지 않기로 하면서 대대적인 선상 검역은 이뤄지지 않았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크루즈 입항을 거부하는 여론이 형성되기 전이었다"며 "크루즈 입항과 관련한 정부 지침이 확정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웨스테르담호가 인천항 기항 의사를 전했으면 이를 허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크루즈는 일본과 대만, 필리핀, 태국뿐만 아니라 미국령 괌에서도 입항을 거부당해 2주일가량 바다를 떠돌다 지난 13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겨우 입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웨스테르담호의 입항을 허용한 아름다운 나라 캄보디아에 감사한다. 미국은 캄보디아의 호의를 기억할 것"이라는 감사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캄보디아 보건당국은 웨스테르담호 승선자 전원에게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했으며, 모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14일 하선을 허가했다. 이 미국 여성은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인천항과 부산항 등 국내 주요 항만과 크루즈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NHK 보도에 따르면 16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70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감염자는 355명으로 늘었다.

국제사회에서는 크루즈 승객의 하선을 금지한 일본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